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을 내린 애플 제품의 미국 수입이 금지되면 애플이 10억(1조1000억원)~ 20억 달러(2조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미국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투자회사 재프리스의 애널리스트 피터 미섹은 5일(현지시간) 고객 보고서에서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애플은 올해 하반기 새 제품이 나올 때까지 10억∼20억 달러 정도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IT전문 컨설턴트 피터 코핸도 이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 판결이 확정되면 아이폰 부문에서만 올해 최소한 10억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비록 출시된지 3년이 지났지만 아이폰4와 아이패드2는 여전이 인기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아이폰4와 아이패드2는 애플의 공식 온·오프라인 매장인 애플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에 대해 피터 미섹은 “백악관이나 연방항소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지 않으면 매 분기 200만~300만대의 아이폰4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제품의 소매가격이 45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인해 애플은 수치로 나타나는 피해보다 기업이미지에 훨씬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한편 ITC는 지난 4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낸 스마트폰 특허 침해 사건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ITC는 이날 결정문에서 애플 제품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밝히고 관련 애플 제품의 수입을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따라 ITC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 팍스콘 공장 등 해외에서 조립되는 해당 애플 제품의 수입 금지를 건의할 수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60일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전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ITC의 수입금지 결정을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업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하지만 애플에 우호적인 미국 정치권의 압박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상하원 일부 의원들은 지난 ITC에 “표준특허가 문제가 된 사건에서는 (수입금지 명령을 내리는 데에는) 공익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