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는 7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아시아 리듬체조선수권대회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 18.033점, 볼 18.267점, 곤봉 18.133점, 리본 17.633점, 합계 72.06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우즈베키스탄의 자밀라(70.599점)보다 1.467점 많았다. 중국의 덩 센유에(70.250점)가 뒤를 이었다.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손연재는 이날 개인종합 우승으로 한국에 아시아선수권을 비롯해 리듬체조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손연재 스스로도 자신의 첫 국제대회 금메달이자 개인종합 마수걸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그간 FIG(국제체조연맹) 주최 월드컵에서 종목별 메달은 여러차례 땄지만 개인종합에선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손연재는 이날의 주인공 답게 가장 마지막에 등장했다. 네 종목 모두 결선에 오른 15명 중 15번째로 연기했지만, 순위는 언제나 맨 위였다. 특히 개인종합 예선에서 작은 실수로 3위로 밀렸던 곤봉에서 말끔히 설욕했다. 손연재는 전날 곤봉 순위를 듣고 깜짝 놀라 더 자극을 받았다. 결선에선 10점 만점의 기술 점수에서 9.1점을 받으며 홀로 9점대를 넘겼다. 홈 이점을 안은 우즈벡 선수들과 중국 덩의 도전이 만만치 않았지만 손연재는 격이 다른 연기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마지막 종목 리본에선 시작하자 마자 리본이 엉기는 실수가 있었지만 손연재는 차분히 경기를 풀었다. 후프와 볼에서도 자잘한 실수가 나왔지만 여유로운 경기 운영 능력으로 위기를 관리했다. 손연재는 리본을 제외한 후프, 볼, 곤봉 세 종목에서 18점대를 기록했다.
동유럽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손연재는 아시아에서 이미 스타였다. 자국 선수들에 일방적인 응원을 하던 우즈베키스탄 관중들도 손연재가 나올 땐 환호성을 아끼지 않았다. 리듬체조 선수단 단장으로 현장에 파견된 김수희 대한체조협회 리듬 기술위원장은 “손연재에 나올 때마다 응원이 홈팀 선수들 못지 않게 열광적이다. 다른 나라 관계자도 연재를 인정하고 칭찬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손연재는 내년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기선 제압에도 성공했다. 김지영 체조협회 리듬경기위원장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카자흐스탄의 안나 알라브예바도 아시아선수권에서 선전한 기세를 몰아 아시안게임까지 휩쓸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손연재 역시 아시아에 1인자 임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손연재와 함께 결선에 진출한 맏언니 김윤희(21·세종대)는 62.200점으로 9위를 기록했다. 손연재는 8일 오후 종목별 결선에서 다관왕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