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호형 기자 leemario@joongang.co.kr
12일 저녁 부산 사직구장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롯데 자이언트 경기가 열렸다.
넥센 김병현이 4회말 2사서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고 강판당하자 볼 판정에 강한 불만을 갖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강판 뒤 공을 상대팀 더그아웃 부근으로 던진 넥센 투수 김병현(34)이 잘못을 인정했다. 처벌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김병현은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 4회 말 이보근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가는 중 1루쪽 롯데 더그아웃 부근으로 공을 던졌다. 공은 사진기자석과 익사이팅존 근처에 떨어졌다. 투수는 보통 갖고 있던 공을 내야수나 마운드에 올라온 코칭스태프에게 주고 내려가는데 김병현의 행동은 다소 엉뚱했다.
이를 본 심판진은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한 행동으로 간주하고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날 3⅔이닝 3실점한 김병현은 "그냥 던졌다. 의도는 없었다"고 했지만 심판진은 김병현이 지켜야할 선을 넘었다고 봤다.
김병현은 13일 롯데전에 앞서 구단 관계자를 통해 "고의성은 없었다. 공으로 심판을 맞히려는 의도는 더더욱 없었다"고 해명했다. 불필요한 행동을 했다는 점에 대해선 깨끗이 인정했다. 그는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식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병현에 퇴장 명령을 내린 문승훈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은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12일 경기 구심이었던 그는 "나는 (김병현이) 공을 던지는 걸 보지 못했다. 1루심이 '이쪽을 향해 던졌다. 경고라도 줘야겠다'고 하길래 '아니다. 맞든 아니든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했다'고 대답했다"고 퇴장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 내용을 그대로 적어 KBO에 보고서로 제출했다. 심판 보고서를 검토한 KBO는 14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문 심판위원은 김병현의 돌출 행동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문제는 없었는가"라고 묻자 "판정에 불만이 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는가. 나는 공정하게 판정했다. (김병현 선수가) 그렇게 안 해도 되는데 올바르지 않은 방법을 썼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정상적으로 훈련을 마친 김병현은 상벌위원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