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변수를 분석해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은 어느 스포츠 못지않게 논리적 사고와 판단이 요구된다.
우연을 최대한 배제된 추리 과정이 승리의 관건이다. 그래서 100배 이상의 고배당은 ‘추리가 7 운이 3’이라는 말이 있다. 고배당이 가장 많이 터질 때는 언제일까? 서울경마공원이 최근 2년간 100배 이상의 고배당을 분석해 데이터를 내놨다.
계절별로는 겨울에, 13두 이상 출전 두수가 많은 경주, 상위군 경주마들이 출전하는 단거리경주, 요일별로는 토요일에 100배 이상 고배당이 터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월부터 지난해말까지 100배 이상의 대박이 나온 경주는 총 175경주. 월별로는12월에 65배, 1월은 61.25배로 연평균 44.25배 보다 높았다. 겨울엔 낮은 기온과 눈보라 등 악천후로 인해 경주로의 변화가 심하다. 반면 봄철이 가장 안정적인 중·저배당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주마 생산 주기에 따라 경주마 자원의 수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년 동안 4월과 5월의 평균 복승식 배당률은 각각 33배, 39배였다.
요일별로는 토요일이 일요일보다 고배당이 많이 발생했다. 또 경주마가 많을수록 고배당율이 높았다. 13두 이상이 출전한 566회 중 73회에서 고배당을 기록했다.
고배당은 1~2군 단거리 와 5~6군 1800m 경주에 집중됐다. 상위군 단거리 경주는 45회 중 13이나 고배당이 발생했다. 하위군 경주마들이 출전한 1800m 경주는 더욱 심해 총 23회 중 8번이나 고배당을 기록했다. 출전 경험이 적은 단거리에서 치열한 경주가 자주 발생해 이변이 많았다. 떠 맑은 날과 건조한 주로에서 고배당이 터졌다.
경마는 카지노 도박과 다르다. 도박이나 사행행위는 순전히 요행이나 운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경마는 말 능력을 70%, 선수 능력을 30%로 산술해 100가지가 넘는 우승요인을 추리해 승율을 추산한다. 즉 경마는 다수의 변수로 인해 하면 할수록 쉽지 않은 스포츠로 볼 수 있으나 그에 따른 분석의 재미가 더해지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가치투자(value investing)의 창시자로 불리는 벤자민 그래햄(Benjamin Graham)과 데이빗 도드(David Dodd)는 주식시장을 ‘경마(horse race)’에 비유했다. 주식시장에서 회사의 재무제표를 꼼꼼히 분석하고 투자를 해야하듯 경마에서 가치투자는 매주 출전하는 경주마들 가운데 탄탄한 펀더멘탈을 가진 경주마를 찾아서 투자해야 대박을 거둘 수 있다.
서울경마공원 핸디캡퍼 김병재 차장은 “일부 초보자의 경우 루머를 믿고 배팅하는 경우가 있는데,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면 금전적 손실은 물론 경마의 진정한 묘미를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초보자는 경마 전문지와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는 방법과 감독과 선수들의 인터뷰 내용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맹신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