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은 오래간다. 축구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감독의 첫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은 잊혀 지지 않는다. 홍명보(44) 감독이 25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팀 첫 일정을 시작한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1기 황태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월 20일 개막하는 동아시안컵 명단이 7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기성용(스완지시티)·김보경(카디프시티)·지동원(선덜랜드) 등이 소속팀 일정으로 빠지기 때문에 아시아권에서 뛰는 선수들이 중용될 것이다. 새로운 인물이 홍명보호 1기의 황태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명주(포항)는 대표팀 1순위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구자철과 기성용의 빈자리를 잘 메웠기에 이번에도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명주의 파트너는 박종우(부산)가 유력하다. 두 선수 모두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데뷔전을 치렀지만 아직까지 주전 자리를 꿰차기엔 2% 부족하다. 황지수(포항)·하대성(서울)·이승기(전북) 등 A대표팀에 발탁되고도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도 유력한 후보다.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이천수(인천)의 발탁 여부도 관심사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대표팀 감독의 부임 후 첫 경기에서 활약한 선수는 꾸준히 중용됐다. 그런 의미에서 7월 20일 열리는 호주와 동아시안컵 1차전이 중요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황태자는 박지성(QPR)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2001년 1월 열린 노르웨이와 데뷔전에서 당시 20살이던 박지성을 후반 교체투입하며 실험했다. 대표팀에서 주로 백업 자원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투입됐던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을 만나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 받으며 서서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조 본프레레 감독 아래에선 이동국(전북)이 빛났다. 2004년 7월 열린 본프레레 감독의 데뷔전에서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바레인을 2-0으로 꺾는데 일조했다. 이동국은 1년 2개월간 대표팀을 이끈 본프레레 감독 체제에서 11골(22경기)을 넣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황태자는 세 명이나 됐다. 조원희(우한 줘얼)·김동진(항저우)·이호(상주)가 그 주인공이다. 세 선수는 2005년 10월 열린 아트보카트 감독 데뷔전 이란과 경기에서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특히 조원희는 경기 시작 59초 만에 벼락 같은 선제골을 넣으며 주목을 받았다. 비록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벤치에 앉았지만 예선전 내내 중용됐다. 김동진과 이호는 월드컵 이후 아드보카트 감독을 따라 제니트(러시아)로 이적해 맹활약했다.
조광래 감독은 경남 시절 애제자 윤빛가람(제주)을 잘 활용했다. 2010년 8월 열린 감독 데뷔 경기에 윤빛가람을 깜짝 발탁한 뒤 선발 출전까지 시키는 강수를 뒀다. 윤빛가람은 전반 16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조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