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호세 열풍'이 불고 있다. 올 시즌 관중 감소를 겪고 있는 롯데에 기분 좋은 바람이다.
롯데는 26일 챔피언스데이 행사를 실시한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실시되는 정례 행사지만 이번은 다르다. '응답하라 1999'라는 테마로 1999시즌 활약한 레전드 선수들을 초청해 기념 팬사인회, 포토타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주형광 2군 투수코치를 비롯해 염종석·김응국·공필성 코치, 마해영 XTM 해설위원 등 1999시즌 주전 선수들이 당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는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6년 만에 사직구장을 방문한 펠릭스 호세(48)다. 호세는 롯데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답게 1999년 한국 무대 데뷔 첫 해부터 무시무시한 괴력을 선보이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1999년과 2001년, 2006~2007년 등 총 네 시즌을 롯데에서 뛰면서 통산 타율 0.309·96홈런·314타점을 기록했다. 팬들은 이런 호세에게 '검은 갈매기'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호세는 지난 21일 입국해 부산에서 여러 일정을 소화 중이다. 22일 상동구장을 찾아 권두조 2군 감독, 투수 김사율 등과 해후했다. 김사율은 1999시즌 호세와 가장 가깝게 지냈는데, 호세가 입국하기 전 "김사율이 보고 싶다"고 밝힐 정도였다. 김사율도 호세를 만나 반가운 포옹을 나눈 뒤 "사업이 번창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호세는 고국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베이스볼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호세는 23일 이대호와 추신수의 모교인 수영초교를 방문해 '일일강사'로 나섰다. 1999년 톱타자로 활약했던 김대익도 호세와 함께 학생들을 지도했다. 강습을 마친 호세는 학생들에게 "여러분 모두 이대호, 추신수와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항상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에는 부산 신정중과 경남고를 찾아 일일 강습을 실시했다.
팬들과의 만남도 가졌다. 호세는 부산 시내 롯데 계열사 백화점 3곳에서 사인회를 열었다. 백화점에는 호세를 보기 위해 200~300여명의 팬들이 몰렸고,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이 생겼다. 호세가 입국한 21일에는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공항을 찾았다. 대중교통 수단이 불편한 김해 상동구장에도 어김없이 팬들이 나타났다. 호세를 보고 싶은 팬들의 열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호세는 이제 자신이 활약했던 사직구장에서 팬들과 만난다. 25일 NC전에는 4회말 깜짝 해설자로 나선다. 26일에는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한다. 호세 역시 1999년 당시 입었던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호세 열풍 덕분에 롯데는 올 시즌 첫 사직구장 만원관중(2만8000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26일 티켓은 현재 2만5000장 정도 예매됐다. 게다가 26일 NC전은 1·3루 지정석과 외야 자유석은 1999원으로 판매하고, 테이블석은 종전 챔피언스 데이 요금과 동일한 반값 할인을 적용한다. 롯데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30% 넘게 관중이 감소했다. 호세 효과로 관중 몰이에 반등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