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한 스윙은 하지 말아야죠." 최진행(28·한화)은 올시즌 목표를 '자기 스윙으로 하는 것'으로 잡았다. 지난해 정확도를 끌어올리려다 타율도 떨어지고 장타마저 줄어든 뼈아픈 경험 때문이었다. 최진행이 연이은 홈런을 터트리며 자신의 다짐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한화 타선의 올시즌 문제점은 장타력이다. 26일 현재 팀홈런 21개로 최하위. 1위 넥센(53개)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지난해 같은 기간(62경기)에서 34개로 5위에 올랐던 것과 비교해도 확실히 홈런 숫자가 줄어들었다. 대전구장을 뒤로 민 것도 한 가지 이유였다. 하지만 김태완-김태균-최진행의 중심타선이 4월까지 합작 홈런 3개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슬로스타터인 최진행은 4월까지 타율 0.213, 홈런 0에 머물렀다.
그러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최진행의 방망이가 살아났다. 5월에 3개의 홈런을 뽑아낸 최진행은 6월 들어 4개를 몰아치고 있다. 특히 무릎 부상으로 55타석 밖에 들어서지 못한 상태에서 때려냈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다. 26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0-0인 4회말 밴덴헐크의 148㎞ 직구를 잡아당겨 결승 솔로포를 때려냈다. 대전구장 관중석까지 넘긴 장외홈런. 최진행다운 호쾌한 스윙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2010년(31홈런) 이후 3년만에 20홈런을 돌파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진이 늘어나고, 볼넷이 줄어들긴 했지만 팀의 득점력 상승 효과는 충분히 가져왔다. 2할대 초반이던 시즌 타율도 어느덧 3할 언저리(0.296)까지 올라갔다. 최진행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하체 밸런스를 잡은 게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행은 올시즌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오른 무릎이 좋지 않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무릎 통증 때문에 페이스를 최대한 천천히 끌어올렸다. 올시즌이 끝나면 수술을 받을 정도라 지명타자로 나서거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수비나 주루를 할 때는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도 "대단한 정신력"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럼에도 '무릎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같다. "괜찮아요." 팀의 중심선수다운 책임감이 최진행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