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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칼럼] 사감위, 불법도박 방치하고 합법 경마만 규제
2012년말 현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합법사행산업의 규모는 18조2천822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불법도박은 75조1천475억원이었다. 불법도박의 매출액이 합법사행산업 매출액보다 무려 4배나 많다. 그런데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합법사행산업 규제에만 골몰하고 있다.
새정부의 중요한 국가정책 중의 하나가 지하경제 양성화다. 음성적인 지하경제를 양성화시켜 세수를 늘리겠다는 정책이다. 그런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정부의 정책과 거꾸로 가고 있다. 합법만 짓눌러서 불법사행행위만 눈덩이처럼 키우고 있다. 꼬박꼬박 세금 잘내는 지상경제를 억눌러서 자꾸만 지하로 스며들게 해 세금 한푼 내지 않는 불법만 키우는 셈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불법사행행위 조장 확산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부끄럽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더군다나 각 사행산업은 각기 해당 사행산업을 관장하는 법이 별도로 있다. 체육진흥투표권(토토)은 ‘국민체육진흥법’으로, 카지노업은 ‘관광진흥법’과 ‘폐광지역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으로, 경마는 ‘한국마사회법’으로, 경륜과 경정은 ‘경륜 경정법’으로, 복권은 ‘복권 및 복권기금법’으로 관장하고 있다. 각 법은 해당 산업의 규제와 통제를 강화하여 부정과 비리에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감위법을 만들어 각 합법사행산업을 규제하는 옥상옥을 만들어 엄청난 국력을 허비하면서도 불법사행행위의 창궐을 막지 못해 각종 부정과 비리가 만연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잊을만 하면 튀어나어는 경마부정, 강동희 농구감독의 구속과 개그맨 김용만 기소로 이어진 스포츠토토 비리등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과 비리는 대부분 불법사행행위를 통해서 발생한다.
특히 사감위의 합법사행산업 규제 중에서도 중요 규제가 경마에만 과도하게 집중되어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도 안고 있다. 즉 스포츠토토와 로또복권 등은 경마보다 사행성이 월등하게 높음에도 불구하고 편의점 등 전국 7000여개 소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마권은 경마공원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또 스포츠토토와 로또는 컴퓨터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데 반해 만권은 잘 되던 온라인 판매방식마저 일거에 폐지해버렸다.
그러다보니 사감위가 탄생한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토토는 78.1%, 복권은 33.1%, 경륜은 20.9%, 내국인카지노는 13.5%나 매출이 증가했지만 경마는 5.6%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로인해 2011년 말산업육성법이 발효되어 말산업을 육성하는 데 엄청난 재원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말산업육성 재원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지고 있다. 다른 사행산업들은 사감위의 규제로 인해 해당 산업이 몰락할 경우 없어지면 그만이다. 그러난 경마는 다르다 1차 산업에서부터 4차 산업까지 그물망처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적 파장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FTA 등으로 우리 농촌은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대한민국 농촌경제의 희망으로 생각되던 말산업이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고사할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경마에 대한 과도한 규제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경마산업을 죽이면서 다른 한편에서 말산업을 육성하는 어이없는 모순이 존재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이다. 하루빨리 사감위의 기능을 완전 탈바꿈 시켜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나몰라라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당장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명칭을 불법사행행위감독위원회로 바꾸고 사감위가 현재 하고 있는 역할은 개별법에 맡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