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아시아에서 ‘단 3번’만 경험했던 U-20 월드컵 4강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에 오른 한국, 아시아 4번째 4강 진출 꿈 이룰 수 있을까.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이 8일(한국시간) 터키 카이세리에서 이라크와 U-20 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2009년 홍명보 감독이 이끈 U-20 대표팀이 8강에 오른 이후 4년만에 이 대회 8강에 진출한 U-20팀은 내친 김에 30년만의 4강행도 노리고 있다.
그동안 U-20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이 4강에 오른 것은 모두 3차례였다. 1981년 호주에서 열린 제3회 대회에서 카타르가 결승까지 진출하는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한 게 최초였다. 카타르는 조별예선에서 1승1무1패로 조 2위를 차지한 뒤, 8강에서 브라질을 3-2로 꺾는 최대 파란을 일으키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 4강에서 잉글랜드마저 2-1로 꺾으며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아쉽게 결승에서 서독에 0-4로 완패했지만 아시아 축구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한 사건이었다.
이어 2년 뒤인 1983년 태극전사들이 큰 일을 해냈다. 박종환 감독이 이끈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2승 1패로 조 2위를 차지하며 8강에 진출했다. 이어 8강에서 우루과이를 2-1로 격파하며 한국 축구 사상 첫 FIFA(국제축구연맹) 주관 대회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4강에서 브라질에 1-2로 패하고, 3-4위전에서 폴란드에 1-2로 졌지만 외신에서는 한국 축구를 '붉은 악마'로 소개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1999년에는 일본이 결승까지 오르는 성과를 냈다. 당시 일본은 2승1패로 조별예선 1위로 통과한 뒤, 토너먼트에서 포르투갈, 멕시코, 우루과이를 차례로 꺾어 결승에 올랐다. 스페인에게 0-4로 완패했지만 성장한 일본 축구의 실력을 과시한 대회였다.
이후 14년만에 아시아권에서 U-20 월드컵 4강팀이 배출되게 됐다. 특히 이번 대회는 한국을 비롯해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에서만 3개국이 8강에 오르는 진기록이 수립됐다. 한국과 이라크가 8강에서 만나게 돼 승리하는 팀은 무조건 아시아 4번째 4강국이 된다. 만약 한국이 4강에 오르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U-20 월드컵 4강 2차례 기록을 세운다. 1977년 대회 창설 이후 U-20 월드컵 4강에 2회 이상 오른 나라는 14개국이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