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는 김준호가 이끄는 '뿜엔터테인먼트'가 첫 전파를 탔다. '뿜엔터테인먼트'는 '연예인 병'에 걸린 스타들을 패러디한 코너. 자신의 멋대로 대본을 수정하는 배우(김지민), 물 마시는 것부터 자신의 의사까지 소속사 관계자를 통해 전하는 가수(신보라), 작품보다는 화제몰이에 집중하는 여배우(김준호) 등 '무개념 톱스타'를 적나라하게 꼬집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김준호가 새로운 형식의 코너를 선보였다는 점. 1회 만에 막을 내린 '히든캐릭터'나 '꺾기도' '감수성' 등과 같이 분장·슬랩스틱·조폭 소재 개그 형식에서 벗어나 풍자 코드를 선택했다. 한꺼번에 우르르 나와 정신없이 멘트를 내뱉던 방식도 과감하게 버렸다. '뿜엔터테인먼트'에서는 자신을 포함한 세 명의 개그맨을 순차적으로 등장시켜 3가지 에피소드를 보여주며 시청자 몰입도를 높였다. 날카로운 꼬집기에 자신의 주특기 분장개그를 곁들여 재미를 더했다는 평이다.
'개콘'은 올 초부터 6개월간 15%를 밑도는 수치에 머물렀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뭇매를 맞을 때 가장 먼저 비난의 화살을 맞은 건 '개콘' 서열 2위 김준호였다. 후배 개그맨들을 이끌어야하고 서열 2위로서 새로운 코너로 시청률 반등을 꾀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첫 선을 보인 '히든캐릭터'는 1회만에 폐지되는 쓴 맛을 본 뒤 단순한 몸개그와 말장난 개그 등 2000년대 초반부터 유지하던 '개콘' 특유의 틀을 과감히 깼다. 단순한 의사표현에 머물던 시사 풍자코드는 '비틀기'로 바꿨다.
덕분에 이날 전국시청률은 17.3%(닐슨코리아)로 지난달 30일 방송(15.9%) 대비 1.4% 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보였다. '뿜엔터테인먼트' 코너 시청률은 23.8%를 기록했다. 아직 '개콘' 회복의 청신호로 해석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개콘' 초기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제작진 및 개그맨들에게 '짜임새의 변화가 있어야 시청자를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