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때 시간이 2박 이상만 나면 가까운 외국으로 놀러가는 것을 즐길 만큼 여행을 좋아했다.
그러던 내가 7년 전 즈음 인천공항에 서 있던 미국 애틀랜타행 비행기에서 답답함을 느껴 탑승을 거부하고 문이 닫히기 직전 내리면서 큰 곤란을 겪게 되었다. 그 후 나는 내 손으로 문을 열지 못하는 곳에 갇히는 것을 두려워하게 됐다. 고작 몇 분에서 몇 시간이면 되는 것을 못하게 되니 불편한 것이 말도 못했다. 나는 적극적인 자세로 치료에 임했고 상당히 좋아져서 지금은 외국 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4시간 넘는 곳은 안가고 작은 비행기는 안타고 부산에 갈 때 아무리 꼬여도 기차를 이용하고 있다.
나는 이것을 겪고 나서 많은 이들이 이런 고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군대에 간 자식이 생기니 전에는 있는 줄도 몰랐던 군인들이 길에서 보이더라'는 엄마처럼 말이다.
그래서 더 많은 이들이 치료하길 바라는 마음에 KBS '생로병사의 비밀' 프로그램에도 출연을 했다. 그 후 알게 모르게 내게 문의를 해오는 사람이 참 많았다. 방송국 PD와 기자·연예인·프로스포츠 선수 등은 물론 해외 출장이 잦은 대기업 임원까지 내게 고충을 털어 놓았다. 이것이 비행기에 단순하게 갇히는 것이 싫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추락에 대한 공포가 큰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그 두려움에 아예 비행기를 타지 않거나 피하기 위해 온갖 애를 쓴다.
심지어 피치 못해 타게 되면 자리가 어디인지, 기장이 외국인인지 한국인인지 기종이 어떤 것인지도 확인하기도 하고 날씨까지 체크하는 경우도 있다. 멀쩡한 이들이 보면 이해가 안 되겠지만 나 역시 멀쩡한 사람이었고 어느 날 느닷없이 닥치는 황당한 일이었다.
주변에 의외로 지하철을 못 타는 사람도 있고 엘리베이터를 기피하는 사람도 많고 모두가 즐거운 비행기를 못타 괴로워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가만 보면 이 모든 증상의 꼭지점에 비행기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이것은 비행기만 못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른 공황장애 증상들로 가지를 치는 경우도 있어서 몹시 괴롭고 힘들 때가 많다.
이번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후 언론은 서로 더 새로운 기사를 내기 위해 애를 썼다. 출발 3분, 착륙 8분을 두고 '마의 11분'에 대한 집중 분석도 했다. 이는 비행 불안 증상을 안고 있는 이들에게는 치명타를 주는 기사였을 것이다.
비행기는 다른 어떤 운송 수단에 비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자동차 사망자는 수 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드문 사고가 발생하기에 항상 전 세계 뉴스에 크게 보도 된다. 또한 현장 모습은 처참하다. 그런 영상을 접하고 혹시라도 비행기 타는 것이 두렵고 어느 날 기피하게 된다면 절대 피하지 말고 이 글을 기억하시길 바란다. ‘치료가 가능하고 이겨낼 수 있다.’ 부끄럽고 두려워하지 말고 치료를 해야 한다.
이곳에 홍보나 광고하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으나 내가 한 때 겪었던 이것으로 인해 몹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치료를 권하고자 소개를 한다.(맛집처럼 대박 날 일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