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오른쪽 풀백 자원인 김창수(28·가시와)는 홍명보 감독의 A대표팀 사령탑 부임으로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김창수는 2007년 핌 베어벡 올림픽팀 체제 당시 홍명보 올림픽팀 코치와 처음 사제 인연을 맺었다. 당시 김창수는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주전으로 활약했고, 홍 코치는 김창수의 활약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5년 뒤, 올림픽팀 감독이 된 홍 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김창수를 기억하고 다시 불렀다.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와일드카드로 깜짝 발탁했다.
이후 김창수는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3경기, 8강 영국전까지 줄곧 선발로 기용돼 홍명보의 남자로 주목받았다. 탄탄한 수비에 활발한 측면 오버래핑까지 선보이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홍명보 감독은 A대표팀 부임 후 첫 팀에 김창수에 다시 기회를 줬다.
'홍명보의 남자'라고 하지만 김창수는 홍 감독을 "여전히 어려운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 감독님의 첫 이미지는 강한 카리스마였다. 그냥 뵙기만 해도 무섭고 어려웠다"면서 "지금도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그런 홍 감독을 통해 김창수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그는 오랫동안 봐왔지만 모든 면에서 꼼꼼하고 빈틈이 없으신 분이다. 그런 부분을 본받고 내 선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홍 감독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창수지만 그는 오히려 마음을 다시 잡았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과 오래 봐왔다고 해서 편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감독님은 절대 어떤 편의를 봐주거나 그런 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창수가 말하는 자신만의 방식이란 '그저 묵묵히 열심히 뛰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조용히, 소리없이 열심히 뛰다보니 이렇게 올라왔다. 요란한 것보다 조용히 내가 생각한 것만 딱 하고 열심히 뛸 생각"이라면서 "여기에 감독님이 강조하는 팀 정신, 희생도 생각하며 팀에 맞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홍 감독 특유의 규율에 대해서도 김창수는 "팀이 잘 되기 위해서 하는 것일 뿐이다. 늘 겪어왔고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다 할지라도 런던올림픽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기꺼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묵묵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홍명보의 남자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