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올 시즌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회를 잡았다.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대다수의 전문가는 넥센을 4강 진출팀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넥센의 투·타 전력이라면 4위 밖으로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반기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 10경기를 잘 치르느냐, 아니면 급격하게 꺾이느냐에 따라 4강 진출 가능성은 널을 뛸 수 있다. 넥센은 3위로 후반기에 들어간다. 6위 롯데와 3.5경기 차밖에 나지 않아 자고 나면 순위는 바뀔 수 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이다.
모든 팀이 다 그렇겠지만 넥센에 후반기는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 넥센은 작년 후반기 악몽을 경험했다. 올해와 같은 3위로 시작했다 첫 10경기에서 2승8패 하며 6위로 떨어졌다. 결국, 시즌 끝날 때까지 상위권과 격차를 좁히지 못해 가을야구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 올해는 41승1무32패로 작년(40승2무36패)보다는 여유가 있지만 상위권 팀 간 승차가 적어 안심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넥센이 지난해처럼 확 무너지진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우선 투수진이 안정적이다. 넥센은 강윤구와 김영민이 각각 6승2패 평균자책점 3.35, 3승3패 평균자책점 4.31로 토종 선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홈런·타점 1위 박병호를 선두로 강정호, 이택근이 받치고 문우람이 맹활약 중인 타선도 작년보다 짜임새가 생겼다. 선발 중 나이트 정도만 제 몫을 하고 주포들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타선이 침묵하며 무너진 지난해와는 다르다는 평가다.
관건은 역시 외국인 투수다. 나이트와 밴헤켄은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전반기에 각각 6승7패 평균자책점 4.14, 7승6패 평균자책점 4.42로 기대 이하의 피칭을 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나이트는 2점, 밴헤켄은 1점 가까이 더 주고 있다. 외국인 선발의 승률은 딱 5할로 국내 선발 0.636에 뒤처진다.
넥센은 외국인 투수의 교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둘의 부활만이 살 길이다. 나이트는 점차 궤도에 오를 것으로 넥센은 보고 있다. 문제는 밴헤켄이다. 밴헤켄은 투구 시 버릇이 다른 팀에 잡혔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넥센도 이를 알고 밴헤켄에 자세 교정을 권유했지만 넥센의 한 관계자는 "밴헤켄이 밸런스가 흐트러질까봐 자기 폼으로 던지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결국 제구력으로 극복해야 한다.
넥센은 23~25일 상승세의 4위 두산과 홈 3연전을 한다. 그 다음에는 1위 삼성과 대구 원정 3경기를 치른다. 넥센은 현재 3연패 중이다. 후반기 첫 6경기 결과가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전반기에 8연패도 당했고 더 나빠질 일은 없다. 각자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어 후반기에는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발가락 부상으로 재활 중인 주전 2루수 서건창은 8월 초께 복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