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엔 꼭 팀에 도움이 돼야죠."
유원상(27·LG)은 올 시즌 전반기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부상으로 반 이상을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원상은 지난 4월25일 컨디션 난조로 2군으로 내려간 뒤 오른 내전근이 찢어진 것이 발견돼 공백이 길어졌다. 엔트리에서 제외된 지 71일 만인 지난 4일에서야 1군에 복귀했다. 그는 "불펜 형들이 다들 반기시더라. 내가 (1군에서) 나눠서 던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했다"고 했다.
유원상이 없는 사이 LG는 5월 위기를 극복하고 상승세를 타며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접전 끝에 이기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불펜진의 과부하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이동현(30)은 38경기에 나와 올 시즌 투수 최다 출장 4위에 올라있고, 이상열(36)과 정현욱(35)은 37경기에 나와 이 부문 4위다. 구위 저하로 인해 전반기 막판으로 가며 시즌 초에 비해 안정감도 주지 못했다.
지난해 LG의 '믿을맨'으로 맹활약했던 유원상의 공백이 더욱 아쉬웠다. 그는 지난해 4승2패 3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해 2006년 프로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팬들에게 '유느님(유원상+하느님)'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친 팀을 위해 새로운 활력이 필요한 시점, 유원상이 힘을 보탠다. 1위 삼성을 0.5게임차(22일 현재)로 뒤쫓으며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향해 달려가는 팀을 위해서도 유원상의 '유느님' 모드가 필요하다.
신호는 나쁘지 않다. 복귀 첫 주보다 몸상태도 더욱 좋아졌다. 복귀 후 5~7일에 치렀던 넥센전에는 허벅지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투구시 힘을 주게 되는 허벅지에 힘을 다 싣지 못하면서 구속도 이전만큼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테이핑을 하지 않고 경기에 나설 될 정도가 됐다. 그는 "아팠던 부분은 이제 괜찮아져서 신경을 안 써도 된다"고 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16일 사직 롯데전에는 복귀 뒤 처음으로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만족스럽게 던졌다. 그는 "(피칭은) 아직 들쭉날쭉한 부분이 있지만, 조금만 다듬으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후반기의 각오는 확실하다. 팀에 도움이 되는 것, 그러기 위해서 가장 좋았던 작년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유원상은 "전반기에 (내가) 너무 못해서 형들이 더 고생을 하셨다. 후반기에는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며 "유느님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