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55) NC 감독은 "지난 4월만 해도 리그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평가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했다. 점점 치열해지는 순위 경쟁 속에 정규시즌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 하지만 기대 밖 선전 중인 NC는 포스트시즌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할 만큼 두려운 존재로 성장했다.
NC는 7월 '롤러코스터'를 탔다. 29일 현재 이달 성적은 총 7승9패. 특히 지난 26~28일 KIA와의 주중 3연전을 제외하면 싹쓸이 승리 혹은 싹쓸이 패배였다. 우천 취소 및 전반기 마지막 일정 편성으로 2연전을 치른 경우도 있지만 그만큼 변동이 심했다. NC전 성적에 따라 상대팀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넥센은 지난 2~3일 NC전을 모두 내줬다.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반면 올 시즌 NC의 '천적'이 된 LG는 지난 9~11일 잠실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이전 3연전에서 넥센에 3연패를 당하며 '위기론'에 휩싸인 LG는 껄끄러운 상대인 NC를 만나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당시 2위 넥센에 1.5경기차 뒤져 있었지만 승차를 0으로 만들었다.
반면 '지역 라이벌' 롯데는 NC를 만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NC는 롯데를 상대로 이틀 연속 1점차 승리를 거둔 뒤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선 10-1 대승을 거뒀다. 한동안 4위권을 유지하던 롯데는 결국 6위까지 추락했다. 두산은 지난 16~17일 NC전을 모두 승리하며 보다 편안하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당시 4위 두산은 5위 KIA와의 승차를 1.5경기 차로 벌렸다.
선두 삼성 역시 NC전을 통해 추격권에서 달아났다. 삼성은 지난 23~25일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훨씬 앞선 NC와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3연전 시작 전 2위 LG에 반 경기차로 쫓겼지만 스윕에 성공하며 1.5경기 차로 도망갔다. 최근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있던 KIA는 지난 26일 4-5, 27일 4-8로 역전패한 뒤 마지막 날 경기에서 힘겹게 승리했다.
최근 몇 년간 프로야구에선 고춧가루 부대를 역할을 하는 팀이 있었다. 하지만 특정 1~2개 팀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가을야구의 꿈을 좌절시켰다. NC의 행보는 좀 다른 모습이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점, 그 동안 약한 모습을 보이던 팀을 잡는가 하면 천적임을 과시하던 팀에 열세를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갈 길 바쁜 팀의 입장에선 NC가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NC는 오는 30일~8월1일 상대전적에서 6승3패로 앞선 7위 SK와 문학 3연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