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51) 부산 감독은 여름에도 긴소매 정장을 입는다. 그는 2010년 수원 감독을 맡아 프로 감독에 데뷔한 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꾸준하게 긴소매 의상을 고수해왔다.
11일 열린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2라운드에도 윤 감독은 긴소매 정장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났다. 그는 노타이에 캐쥬얼한 긴소매 정장을 입고 선수들을 지휘했다. 윤 감독은 경기 전 "나는 더위를 많이 타지 않는다. 반소매 옷을 입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긴소매 정장을) 입는 것일 뿐"이라며 긴소매 옷을 고수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윤 감독의 얼굴에서는 많은 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만큼 윤 감독 홀로 긴소매 옷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었다. 윤 감독만의 '기분 좋은 징크스' 때문이었다.
윤 감독은 지난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8강에서 꿋꿋하게 양복 겉옷을 벗지 않고 선수들을 지휘했다. 윤 감독은 "더웠지만 외투를 계속 입어야 이길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기고 싶어 벗지 않았다"며 긴소매 의상을 고수한 이유를 설명했다. 윤 감독의 '외투 징크스' 덕분이었는지 부산은 서울을 2-1로 꺾고 11년만의 서울 원정 징크스를 깼다. 윤 감독은 지난 3일 열린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경남전에도 긴소매 의상을 입었고, 부산은 5-1 대승을 거뒀다.
성남전은 막판을 향하고 있는 K리그 클래식 상·하위 스플릿 경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됐던 경기였다. 그 때문이었는지 윤 감독은 자신만의 징크스로 선수들의 선전을 바깥에서 돕고 있었다. 윤 감독은 "최근 리그, FA컵 경기를 통해 연승을 했다.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겠다"며 남은 경기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