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첫 방송된 MBC 수목극 '투윅스(2weeks)'가 숨가쁜 속도감을 주며 방송 2회만에 뜨거운 관심의 중심에 섰다.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쓴 뒤 백혈병에 걸린 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2주간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이준기(장태산)의 이야기가 중심 내용이다. 전당포에서 일하며 의미없는 삶을 살던 이준기(31)에게 어느날 과거 열렬히 사랑했던 여자친구(박하선)가 찾아와 딸을 낳았고 현재 백혈병에 걸렸다고 고백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전당포를 자주 찾던 여자가 사망한 뒤 이준기가 살인자로 몰리고, 결국 딸을 살리기 위해서 목숨을 건 탈주를 시작한다.
'투윅스'는 지난 해 KBS 2TV 주말극 '내 딸 서영이'로 최고시청률 47.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끌어낸 소현경 작가의 작품이다.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지만 한편에선 '반항하는 청춘'의 이미지를 가진 이준기가 그려낼 아빠 연기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준기는 예상을 뒤집고 절절한 부성애가 느껴지는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12일 방송될 3회 부터는 매회 하루의 이야기를 담게 돼 속도감 넘치는 빠른 전개가 특징이다. 이 호흡의 절반 이상을 이준기가 이끌어가게 된다.
최근 제작 발표회에서 만난 그는 "사실 딸이 있는 아빠 연기를 벌써 하게 될 줄 몰랐다. 하지만 연기를 하다가 느낀 건데 내게도 부성애가 있더라"면서 "딸로 등장하는 수진(이채미)이를 보면 좋아서 눈을 뗄 수 없다. 딸을 갖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며 아빠 감성에 흠뻑빠져 있다.
-아빠 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역할이 욕심났다. 지금까지 딸이 있는 캐릭터는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그전에도 고생스런 작품들은 있었지만 이 작품은 딸에 대한 사랑이라는 한 번도 연기해본 적 없는 감정을 연기해야 해서 좀 더 참신하게 다가왔다. 요즘 매일같이 장태산에 몰입하면서 역할을 연구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가짜 감정이니까."
-살인 누명을 쓰고 계속 도망다니는 역할이라 체력적으로 힘든 촬영이 많았을 것 같다.
"극 중 장태산이 다양한 방법으로 숨어다닌다. 그중 모습을 감추려고 스스로 땅을 파고 들어가 숨을 참으며 도망 다니는 장면이 있었다. 실제로 흙에 묻히거나 죽음을 맞으면 이런 고통과 심적 압박감을 느끼겠구나 싶어 겁이 났다. 죽기 직전의 고통과 두려움을 잠깐 경험했다. 그런데 스태프들이 흙을 한 삽 한 삽 파주며 정말 즐겁게 웃더라. 내가 사랑하는 스태프들이 내가 열심히 안 하면 이들이 정말 날 죽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웃음)"
-드라마에 몰입하면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한 생각이 생겼을 것 같다.
"그렇다. 드라마에 집중해서 그런지 아빠 연기를 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이런(결혼) 생각을 하게 된다. '때가 된 건가? 결혼해야 되나?' 이런 생각을 한다. 부모님들께서는 돈을 많이 벌고 하라고 하시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결혼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건 사실이다."
-초반 부산이 배경이다. 사투리 연기는 하지 않던데.
"내 고향이 부산이라 개인적으론 사투리 연기가 편하다.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는데 자칫 사투리 연기를 했을 때 오히려 캐릭터 몰입을 망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주요 배역들은 표준어를 쓰는 걸로 정했다. 사실 사투리를 쓰면 반이 욕이다. 사투리 연기는 영화에서 선보이면 맛깔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지방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게 리얼하기도 하다. 다음에 제대로 된 사투리 연기를 보여드리겠다."
-공효진·소지섭 주연의 SBS '주군의 태양'과 동시간대 방송된다.
"소지섭 선배님이 '두 작품 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찍고 있기 때문에 다 1등했으면 좋겠다'고 멋진 얘기를 했더라. 장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각 장르에 있어서 시청자 분들의 사랑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너무 (큰 차이로) 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두 드라마 모두 적당한 선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최근 한류 콘텐트와 외주제작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한 얘기가 많다. 한류 스타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한류 콘텐트가 개발되면서 경쟁 악화가 된 것도 있고 배우 간의 경쟁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배우 개런티 문제도 지적받고 있는 걸로 안다. 하지만 정작 제작사들이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에는 신경 안쓰고 본질을 흐리는 것도 있다. 고 김종학 감독님의 안타까운 사망을 계기로 관계자들이 많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쉬운 답이 아니니 지금까지도 해결이 안되고 있지 않겠나. 배우로서 겸손한 자세로 작품을 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