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들 몸값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여름이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역대 이적료 10위 이내 기록이 세 번이나 다시 쓰였다. 역대 이적료 5위 에딘손 카바니(나폴리→PSG·약 958억원), 6위 라다멜 팔카오(At.마드리드→AS모나코·약 891억원), 9위 네이마르(산투스→바르셀로나·약 847억원) 등 공격수들 몸값에 '거품'이 심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적시장 막판 높은 인기를 끄는 루이스 구스타보(26·바이에른 뮌헨)는 앞서 나열한 공격수들과 달리 수비형 미드필더다. 구스타보가 주전 경쟁에서 밀려 이적을 모색하자, 독일과 영국에서 가장 신중하게 축구 소식을 전하는 두 외신이 서로 다른 행선지를 주장했다. 독일 키커는 13일 "구스타보의 볼프스부르크 이적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앞선 1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구스타보는 아스널행을 반길 것"이라며 잉글랜드 이적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의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나폴리행 가능성을 보도했다.
볼프스부르크·아스널·나폴리 순으로 이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구스타보의 이적료는 1500만 유로(약 230억원)부터 2000만 유로(약 297억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만만찮은 금액이지만 세 클럽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정도다. 볼프스부르크는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어 독일 클럽 중 유독 씀씀이가 크다. 잉글랜드 명문 아스널은 올여름 별다른 지출이 없어 거액의 투자가 가능하다. 나폴리는 카바니의 이적료로 벌어들인 돈이 아직 남았고, 구단주의 투자 의욕도 충분한 팀이다.
세계적 스타 선수는 팀을 화제의 중심에 올린다. 대신 조용히 팀플레이에 헌신하는 실력파 선수는 팀에 성공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클로드 마케렐레(40·은퇴)다. 마케렐레는 2000부터 3시즌 동안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두 차례 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지단·피구·호나우두 등 스타 선수들에 비해 푸대접을 받은 그는 2003년 첼시 이적을 택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마케렐레가 떠난 뒤 3시즌 동안 리그 우승을 놓쳤다. 반면 첼시는 같은 기간 리그 2회 우승(2004~06)를 달성했다.
구스타보는 폭넓은 활동량과 브라질 선수다운 발재간을 겸비한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다. 볼프스부르크·아스널·나폴리는 모두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강할 필요가 있는 팀으로 꼽힌다. 구스타보 영입에 과감한 금액을 투자하는 팀이 2013-14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낼 가능성이 높다.
김정용 기자 cohenwise@joongang.co.kr 사진=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