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14일 열리는 페루와의 평가전에 대해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공격진에서 선수를 교체하겠다"고 했다. 수비수보다는 공격수 실험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의미다. 4-2-3-1 전형에서 골키퍼·포백 수비진·수비형 미드필더 두 자리를 제외한 네 자리가 집중 평가 포지션이 될 전망이다.
'1'에 해당하는 최전방은 김동섭(24·성남)와 조동건(27·수원)이 경쟁한다. 올림픽 대표팀 시절부터 홍 감독과 호흡을 맞춰왔고, 동아시안컵에서도 두 차례나 선발 출전한 김동섭이 주전 경쟁에서는 조금 유리한 상황이다. 김동섭은 최근 K리그에서 3경기 연속골을 뽑아내며 뛰어난 골 감독을 자랑하고 있다. 최전방 원톱이 2선 공격진과 자리를 바꿔가며 '스위칭' 전술도 잘 이해하는 편이다.
반면 조동건은 김동섭에 비해 움직임이 더 빠르다. 전형적인 원톱 공격수는 아니지만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동건은 "홍명보 감독님이 나의 공격에서 움직임을 보고 뽑으신 것 같다.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뛰겠다"고 말했다.
'3'에 해당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는 기존 멤버와 새 얼굴의 경쟁 구도로 압축된다. 지난달 동아시안컵에서 많은 기회를 얻은 윤일록(21·서울)과 이승기(25·전북)는 이미 검증이 끝난 선수들이다.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A매치 경험이 많은 이근호(28·상주·51경기)도 홍 감독과는 첫 호흡이지만 이미 수차례 경기를 통해 파악이 됐다. 홍 감독이 페루전 콘셉트를 '과감한 실험'으로 잡았다면 이들 세 선수가 오히려 후반 교체 카드로 나올 수 있다.
'홍명보 호'에 첫 합류한 임상협(25·부산)·백성동(22·주빌로 이와타)·조찬호(27·포항)는 딱 한 경기만으로 어필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9월 열리는 A매치서부터는 해외파가 합류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 조찬호는 홍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딱 어울리는 모습을 리그에서 보여주고 있어 기대가 크다. 조찬호는 포항에서 최전방-2선 공격수-좌우 측면까지 다양하게 오가면서 자유로운 플레이를 펼친다. 그러면서도 리그 9골로 팀내 득점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