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인 외야수 백민기(23)는 16일 사직 넥센전을 잊지 못한다. 그는 이날 8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대주자 또는 대수비로 20경기 나선 백민기가 선발로 경기에 나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여기에 그는 4-0으로 앞서고 있던 4회말 1사 후 상대 선발 강윤구의 2구째를 공략해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다. 데뷔 첫 선발경기에서 안타까지 때려내 기쁨을 두 배로 누렸다. 백민기는 그 활약을 바탕으로 17일 사직 NC전에서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17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백민기는 "어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비에서 실수만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며 "다행히 큰 실수없이 경기를 마쳤다. 첫 안타까지 때려내 기분이 좋았다. 무엇보다 첫 선발 경기에서 팀이 연패를 끊고 이겨서 너무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첫 안타 공을 챙겼냐고 묻자 "라커룸에 보관해 놨다. 안타가 나오고 나서 선배님들이 챙겨주셨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성남고-중앙대를 졸업한 백민기는 올해 5라운드로 지명돼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0경기에서 타율 0.125 1안타 4득점을 기록했다. 타격보다는 수비와 주루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신인이지만 수비가 무척 안정돼 있다. 발도 빨라서 경기 후반에 대주자로 유용한게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백민기 역시 "타격은 아직 더 배워야 한다. 그러나 수비와 주루는 문제없다. 경기에 나서면 내 몫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민기는 이승화가 부상으로 빠진 좌익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대학시절에는 주로 중견수와 우익수를 많이 봤다는 백민기는 "이승화 선배님의 수비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정말 수비는 우리나라 최고라고 생각한다. 타구 판단과 송구 등 모든 능력을 배우고 싶다"고 희망했다. 백민기는 자신의 장점으로 송구를 꼽았다. "젊은 만큼 아직 어깨가 싱싱하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은 뒤 "지금은 수비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기회를 잡았을 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