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대표팀 경험이었지만 많은 게 바뀌었다. 새로운 동기 부여가 생겼고, 마음 가짐도 달라졌다.
'K리그 대표 꽃미남' 임상협(25·부산)은 지난주 초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지난 14일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개인으로는 처음 대표팀에 뽑혔던 임상협은 이 경기 후반 중반 투입돼 생애 첫 A매치 출전이라는 경험도 했다. 임상협의 출전에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이 쏟아졌지만 처음 출전한 A매치에 다소 긴장한 듯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래도 임상협은 첫 A매치를 통해 많은 걸 경험하고 느꼈다. 무엇보다 그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책임감이 더 강해졌다. 그는 "대표팀에 다녀와서 운동할 때도 솔선수범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가졌다. 운동할 때뿐 아니라 생활 면에서도 조그마한 부분까지 많은 걸 느끼고 왔다"면서 "대표팀 갔다왔다고 우쭐해져서 손가락질 받는 것보다 내 것을 버리고 팀을 위해 더 뛰겠다는 마음 가짐을 더 굳게 먹었다"고 말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강조하는 팀 정신을 제대로 이식받은 듯 했다.
임상협은 스스로 페루전 플레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좀 긴장한 탓도 있고, 내 것을 너무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한 경기에 크게 실망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더 뛰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목표가 강해졋다. 일단 K리그 클래식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변화도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측면에서 경기를 하면서 좀 더 저돌적이고 공격적으로 더 많이 해야하는 걸 느꼈다. 압박이 심한 현대 축구에서 내가 소유하는 볼을 잘 관리해 뺏기지 않고 경기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다"고 했다.
물론 당장 임상협이 해야 할 일은 또 있다. 바로 소속팀 부산 아이파크의 상위 스플릿 진입을 이끄는 것이다. 부산은 지난 18일 울산전에서 1-0으로 승리해 상위 스플릿 커트라인인 7위로 올라섰다. 임상협은 "올 시즌 개막하기 전부터 상위 스플릿에 오르는 걸 1차 목표로 삼고 뛰었다. 물고 물려있는 만큼 앞으로 치를 경기가 아주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무조건 상위에 올라가야 한다. 상위 팀들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하기 위해 나부터 더 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