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의사를 밝혔던 대구FC 김재하 대표이사가 사퇴를 번복했다. 김재하 사장은 26일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즌 중 사퇴는 그간 팀을 지원한 시민은 물론 대구시 및 후원 기업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3년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까지 팀을 맡겠다"고 밝혔다.
김재하 사장은 애초 8월까지만 대구를 운영하고 떠나겠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의욕적으로 구단을 운영해 왔지만 대구시 및 지역 기업들의 후원이 생각보다 부족했고, 운영에 대한 스트레스로 대상포진에 시달리기도 했다. 성적도 강등 위험권인 12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사퇴 의사가 보도된 뒤 대구 서포터 그라지예가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팬들의 강한 지지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한웅수 사무총장 등 축구계 인사들의 만류도 이어졌다.
김재하 사장은 "대구시와 불화는 없었다"며 대상포진 등 건강문제와 재정, 성적 등 복합적 요인으로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자회견 대부분을 재정 문제 설명에 할애하며 대구시와 지역 기업의 부족한 지원이 사퇴의 주요 원인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 분위기 쇄신은 물론 재정 확보 노력 등 대구FC가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김재하 사장은 남은 임기 동안 최소 보수로 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구 관계자는 "계약 연장 가능성을 배제하신 건 아니지만, 지금으로선 남은 임기만 잘 마무리하실 뜻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