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40·은퇴)가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한 모교 공주고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했다.
박찬호는 27일 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찬호 미술 전시회(THE HERO-우리 모두가 영웅이다)'에 공주고 야구단 40여 명을 초청했다. 공주고는 전날(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7회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북일고를 누르고 이 대회에서 3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남다른 모교 사랑을 갖고 있는 박찬호는 선수단만큼 공주고의 우승을 기뻐했다. 그는 지난 22일 광주일고와의 준결승전에 이어 결승전에도 경기장을 찾아 후배들을 응원했다. 결승전 뒤에는 늦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선수단이 27일 오후 학교 행사 참석 전까지 특별한 일정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 박찬호는 학교 측에 "선수들을 전시회에 초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점심도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오는 11월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강익중·권오상·이현세 등 미술가 및 만화작가 8명이 '박찬호의 야구인생과 미술의 만남'을 주제로 기획했다. 박찬호는 "전시회를 통해 심장병 수술을 돕고 있다"고 했다.
박찬호는 이날 후배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작품에 담긴 의미와 작가를 직접 소개했다. 그러고선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로 힘들었던 미국 생활과 성공 스토리 등을 들려줬다. 학생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도 했다. 박찬호는 "내가 어제 너희들에게서 큰 선물을 받았다"며 "절대 운동을 억지로 해선 안 된다. 이해가 안 되고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감독과 코치에게 물어보고 상담하라"며 조언했다. 자신의 저서와 사인볼도 나눠준 그는 전시회장을 나와 이태원동 중식당에서 점심도 대접했다.
박찬호와 초중고 대학 동기인 오중석(40) 공주고 감독은 "선수들이 눈 앞에 선 '영웅'의 이야기에 정말 신기해했다. 2011년 겨울 (박)찬호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와 온돌방에서 선수들과 1시간 가까이 대화한 적은 있는데, 오늘처럼 찬호가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친구를 떠나 정말 고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