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동아원, 전두환 비자금 관련 압수수색 소식에 9%대 급락
전두환 일가 재산 은닉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돈 회사인 동아원 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동아원은 전 전대통령의 삼남 재만씨의 장인 이희상 회장이 운영하는 기업이다.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2일 동아원 주가는 9%대까지 급락했다.
검찰은 2일 오전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과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인 동아원과 관련업체, 관련자 자택 등 11곳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 환수팀은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등 60여명을 동원해 동아원 이희상 회장의 집무실 등에서 컴퓨터 하드 디스크와 내부문서, 각종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향후 전씨 일가의 비자금이 동아원 측에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살펴볼 방침이다.
동아원 그룹은 여의도 63빌딩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제분·와인·육류 수입업체 등 전국적으로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희상 동아원 그룹 회장은 전 전대통령의 삼남 재만씨의 장인이다. 검찰은 재만씨가 결혼 후 장인인 이 회장에게서 ‘결혼 축하금’ 명목으로 받은 160억원 규모의 채권에 집중했다. 전 전대통령의 비자금 등을 수사했던 1995년 당시에도 검찰은 채권 중 114억의 실 소유주는 전 전대통령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입증 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전씨 일가의 비자금이 동아원 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와이너리 ‘다나 에스테이트’의 매입 자금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나 에스테이트’는 재만씨와 이 회장이 공동 운영하고 있는 1000억원 대(추정)의 와이너리로, 검찰은 현재 매입 자금 출처와 내역 등을 추적 중이다.
재만씨가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빌딩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고 있다. 100억원대의 이 빌딩은 재만씨가 1996년 11월 준공하고 1997년 1월 등기했다. 당시는 전 전대통령이 법원의 추징금 확정 판결을 받은 때여서 ‘추징 회피’를 위해 일시적으로 재산을 분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재만씨는 이 빌딩을 1998년 1월 팔았다가 2002년 되사들였다.
이밖에도 재만씨의 아내 이윤혜씨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시가 약 25억원의 빌라를 소유하고 있으며, 지난 4월 본인 명의로 전 전대통령의 연희동 사저 중 별채를 구입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도 비자금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편 동아원의 주가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급락했다. 2일 동아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14%(310원) 하락한 3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소폭 상승하며 출발했지만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로 전환, 결국 9% 넘게 급락한 채 마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