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현진영씨가 이번 영화의 음악을 담당했네요. 왠지 두 분 서로 티격태격하며 지내는 사이일 것 같아요.
"평상시에는 싸울 일이 없고 일할 때는 좀 다투기도 해요. 워낙 친하다보니 무의식중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다 다툼이 벌어지는거죠. 그래도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금방 조율이 되는 편이예요. 평상시에는 싸울 일이 없어요. 10월 12일에 드디어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는데 제가 축가를 해줄까 생각중이예요. 그 친구가 제 결혼식때 축가를 불러줬거든요. 싫다고 하면 그만이고요.(웃음)"
-옛날 이야기 좀 해보죠. 에로 비디오계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어요. 돈을 벌려고 작정했으면 그럴수도 있었을텐데 다작을 하진 않았어요.
"돈을 벌려면 쉴새없이 찍어냈겠죠. 하지만 억지로 하기싫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진 않았어요. 당시 한 편을 연출하면 대략 400만원 정도를 벌었어요. 큰 돈은 아니었지만 혼자 자취하면서 살기에 부족함은 없었어요. 1999년 6월부터 약 3년 정도 에로비디오 업계에 있었는데 대략 12편 밖에 안 찍었어요. 한달에도 몇 편씩 찍어내는 그 업계에서 3년간 12편 밖에 안 찍었다면 다들 놀라죠."
-사실 그 당시 봉만대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 그저 행위 자체만 보여주는 다른 에로영화와는 확연히 달랐어요. 행위에 집중하다가 돌연 카메라워크를 바꾸거나 난데없이 대사를 날려 집중도를 떨어트리는 등 색다른 시도가 돋보였죠.
"에로티시즘을 보여주는데 있어 '전위'와 '후위'의 느낌을 존중해요. 반면에 행위 자체를 보여주는건 별로 흥미가 없어요. 지금 제가 에로티시즘을 대하는 태도 역시 많이 바뀌었어요. 젊고 혈기 왕성했던 시기에는 호기심으로 다가가는 베드신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이젠 좀 더 완숙해진 느낌으로 다가가려 하죠. 33살의 봉만대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을 만들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예요."
-구체적으로 완숙해진 느낌의 에로티시즘이란 어떤 걸까요.
"어린 남성들은 그냥 자신의 만족만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여성에게 만족을 주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죠. 파트너에 대한 배려가 생기는거죠. 에로티시즘도 그래야한다고 생각해요. 남성들만 보면서 좋아하는게 아니라 여성들까지 만족하는, 또는 남녀가 손을 맞잡고 볼수 있는 그런 작품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하는거죠. 더 건강한 에로티시즘이죠. 제 경우엔 주로 제 경험에서 소스를 찾는데 지금은 고갈된 상태예요. 그렇다고 영화 만들자고 바람을 피울순 없잖아요.(웃음) 그래서 다양한 책을 읽는 등 간접적 경험을 쌓고 있죠."
-꼭 한번 섹시한 매력을 끄집어내보고 싶은 여배우 또는 여자 연예인이 있다면.
"놀라겠지만 가수 춘자씨가 떠오르네요. 언젠가 사석에서 만난적이 있는데 그 중성적인 매력이 굉장히 강하고 멋지게 다가오더군요. 춘자씨를 캐스팅해 뭔가 거친 이야기를 만들어본다면 좋을 것 같아요. 클라라 이야기가 나올줄 알았을텐데, 당황하셨나요.(웃음)"
▶봉만대 감독 프로필
출생 : 1970년 1월 21일 광주
데뷔 : 1999년 영화 '도쿄 섹스피아'
주요 활동사항 : 비디오물 '이천년'(99) '연어'(00) /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신데렐라'(06)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12) / TV 시리즈 '동상이몽'(05) 'TV방자전'/ 출연 '신부수업'(04) '핸드폰'(09) '불꽃처럼 나비처럼'(09) /조감독 '용호의 권'(93) '휘파람 부는 여자'(95) '킬링게임'(96) '언더그라운드'(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