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팠지만 따뜻한 정이 있어 풍요로웠던 60·70년대를 추억하는 드라마가 찾아온다. 드라마 '전원일기'의 이관희 감독과 김정수 작가가 JTBC 새 주말극 '맏이'로 시청자들의 향수와 감성을 자극한다. 이관희 감독과 김정수 작가가 '전원일기' 이후 20여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는 '맏이'가 14일 오후 8시 45분 첫 방송된다. '맏이'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극중 태풍으로 부모를 일찍 여읜 오남매의 맏이 윤정희(영선)와 네 동생들이 온갖 역경을 헤쳐가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기둥 줄거리다. 60년대 배경에선 장미희·문정희·진희경·김병세 등과 함께 아역 배우들이 출연한다. 장미희와 김병세가 부부로, 장미희는 훗날 맏이 윤정희의 경쟁자인 오윤아의 엄마로 출연한다. 문정희가 어린 오남매의 엄마를 맡았다. 70~80년대 배경에선 윤정희·오윤아·재희가 극의 중심을 이끈다.
김정수 작가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맏이' 제작발표회에서 "오랜만에 감독님과 작품을 해서 정말 좋다. 따뜻한 시대극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분들이 '요즘 시대에 이렇게 동화같은 이야기가 통할까'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난 오히려 빠르고 독한 드라마가 많은 이 시대에 어쩌면 '맏이'같은 드라마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평범했던 소시민의 삶을 그리면서 인생의 소중함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관희 감독도 "1984년 '전원일기'로 연출 생활을 시작했다. 그때 김정수 선생님이 극본을 썼다. '전원일기' 대본엔 가족·형제·부모·이웃·사회에 대한 모든 의미가 담겨있었다. 이번에도 그와 비슷한 의미와 정서를 담아내는 드라마를 만들 계획"이라며 "전작 '육남매(98)'의 감성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육남매'가 시점과 배경을 고정한 드라마였다면 '맏이'는 30년의 세월을 담는 드라마다.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라 한 여자의 인생을 통해 30년의 세월을 그리는 큰 작품이다. 볼 만한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출연 배우들은 드라마에 캐스팅되고 촬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들뜬 상태다. '육남매'에 이어 또 한번 이관희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는 장미희는 "드라마가 마치 서정시처럼 곱다. 요즘 독하고 상식을 초월하는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 격조있는 드라마에 출연해 영광이다. 따뜻한 감동이 시청자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윤정희도 "따뜻한 드라마라 꼭 하고 싶었다. 시대극이 처음이라 더욱 설렌다"며 "이관희 감독님이 연출하신 드라마 '육남매'를 보면서 캐릭터 연구를 하고 있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진희경 역시 "매번 대본을 받을 때 마다 대본에 담겨진 정서 때문에 울컥울컥 한다. 매 순간순간 감동하면서 찍는다. 내가 대본을 보고 연기하면서 느낀 정서를 시청자들도 느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