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10주년 KDB코리아오픈, 라드반스카 ‘우승’…한국 약진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4위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24·폴란드)가 2013 KDB코리아오픈에서 우승했다.
라드반스카는 2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32위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22·러시아)에게 2-1(6<6>-7, 6-3, 6-4)로 역전승했다. 시즌 3번째 투어 우승을 차지한 라드반스카는 우승상금 11만2467달러(약 1억2000만 원)를 받았다.
1m72cm·56kg의 보통 체격인 라드반스카는 테크닉이 빼어난 선수다. 결승전에서도 정교한 플레이로 1세트 초반 3게임을 먼저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체중이 16kg이나 더 나가는 파블류첸코바(72kg)의 힘을 앞세운 반격에 고전했다. 강한 스트로크와 서브에 밀려 6-6 동점을 내줬고,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세트를 뺏겼다.
하지만 라드반스카는 멘털이 강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2세트 첫 게임을 가져온 뒤 경기를 유리하게 운영했다. 분위기를 뺏긴 파블류첸코바는 라켓을 집어던지고, 심판에게 항의하면서 자멸했다. 끝까지 집중력과 냉정함을 잃지 않은 라드반스카는 "약 3시간 대결이라 힘들었지만 결정적일 때 점수를 따서 이겼다"고 했다.
첫 한국 방문에서 우승을 한 라드반스카는 "대회 운영 등 전체적으로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대회가 거듭될수록 점점 더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아와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 매력에 푹 빠진 라드반스카는 "맛집도 가보고 싶고 서울 구경도 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꼭 다시 한국에 오고 싶다"며 웃었다. 이날 결승전에는 1회 대회 다음으로 많은 7000여명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한편 6회 대회 우승자로 WTA 최고령 선수인 기미코 다테 크룸(43·일본·63위)은 5회 대회 우승자 마리아 키릴렌코(26·러시아·19위)를 16강전에서 2-0으로 완파했지만 8강에서 탈락했다. 복식에서는 찬친웨이(28·대만)-쑤이판(25·중국)조가 디펜딩 챔피언인 라쿠엘 콥스 존스(31)-아비가일 스피어스(32·이상 미국)조를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10주년을 맞이한 국내 유일의 WTA 투어 대회 KDB코리아오픈은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도 안방에서 열린 남의 잔치가 됐지만 의미있는 성과는 있었다. 한국 선수들이 선전하면서 내년 대회에서 기대를 갖게 됐다. 한국 여자 테니스 희망으로 떠오른 장수정(18·양명여고)이 한국 선수로는 대회 최초로 8강에 올랐다. 세계랭킹 540위 장수정은 2006년 1월 조윤정(34) 현 삼성증권 코치가 캔버라 오픈에서 준우승한 이후 7년 8개월만에 WTA 투어 대회 8강 무대를 밟는 이변을 일으켰다. 또 세계랭킹 450위 이예라(26·NH농협은행)도 자력으로 2회전에 진출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