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아티스트가 탄생했다. 여성 인디 뮤지션 비스윗(27·본명 강주희)이 그 주인공이다.
그녀의 음악 세계에서는 배우 유승호도, 남성의 전유뮬 '야동'도 소재가 될 수 있다. 최근 발표한 신작에서 최근 군 입대한 배우 유승호(20)를 향해 사심 가득 담긴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2번 트랙 '서든리'(Suddenly)에서 '혼자 있는 시간엔 네 생각하고 눈을 감은 꿈속에선 너를 만나. 아침이 오면 모두 아스라져'라며 만날 수 없는 유승호를 그리워한다. 3번 트랙 '입술에 뭐 바르지 좀 마'에서는 '웃지 좀 마, 내 맘을 설레게도 하지마, 바람에 네 향기도 전하지마, 취해버릴 나일지도 몰라'라며 유승호를 향해 흔들리는 마음을 전한다. 유승호의 팬이라면 100% 공감할 가사다.
이어지는 타이틀곡의 제목은 무려 '너의 컴퓨터 속 야구 동영상'이다. '야구동영상'은 '야한동영상' 즉 야동을 달리 부르는 말. 이제 20대 중반의 처녀가 부르기에는 다소 낮 뜨거울 수 있는 내용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경험담을 가사에 녹였다니 할 말 다했다. '야동'도 음악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솔직한 뮤지션 비스윗과 홍대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야동을 소재로한) 내 노래를 듣고, 연인 사이가 조금 더 달콤해졌으면 한다"고 했다. 묘한 분위기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야동'을 주제로 곡을 썼다.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재밌다고 하더라. 내 경험담도 일부 담겼는데, 내 경우 (야동보는 남친을 발견하고) 헤어지지는 않았다. 근데 무척 당황했고 나중에는 많이 비웃었다. 요새는 야동을 본다는게 치부가 아닌 것 같다. 곡을 쓰면서 동생들에게 물어보니, '어느 나라꺼 좋아해요, 그 나라께 재미있어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답하더라. 어떤 친구는 '화질 좋은건 못봐요, 적나라해서'라고 말한다. 야동보는걸 숨기는 시대는 지난거 같다."
-그래도 타이틀곡인데 좀 파격적 아닌가.
"타이틀곡은 멋있어야 한다는 욕심이 왜 없었겠나. 근데 신선하고 싶었다. 이별 이야기를 야동으로 푼다는게 재미있지 않나. 이런 경험을 가진 여자가 나 혼자는 아닐 것도 같았고. 성적인 이야기를 보통은 즐겁게 못한다. 근데 이 노래 들으면서 그런 농담도 좀 편하게 하고, 그러다보면 연인 사이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했다."
-유승호 헌정곡도 있다.
"이번 앨범의 컨셉트를 잡을 때 '보고싶다'에서의 승호 씨에 빠져 있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어리게만 봤는데 '보고싶다'에서의 박력있는 모습에 반했다. 이 앨범의 수록곡 중 반 정도는 승호 씨를 떠올리며 만들었다. 갑자기 입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참 슬펐다. 그래도 군대에서 잘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역시 내가 선택한 남자야'라는 기분이 든다. 아마 많은 여성팬들이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이 곡을 들은 팬들의 마음 역시 궁금하다."
-이별 이야기 전문이다. 이별 경험이 많나.
"딱 한 번 해봤다. 근데 겪을 것 다 겪고 힘들게 했다. '그 사람이 갈사람'이라고 생각할 때까지는 잡는 스타일이다. 원래 사랑을 하면 결혼까지 생각하는데 요즘엔 끝이 먼저 보이는 것 같다. 이번 앨범에 이별을 다룬 '다른 사람 곁은 찬란한가요'라는 곡도 있는데,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데 '아름다운 이별'이라는건 없는 것 같다. 그런 이별이 어디있겠나."
-부모님에게 이 앨범 소개하기 민망할 수도 있겠다.
"그러게 말이다. 어머니가 궁금해한다. 곧 나온다고 이야기는 했는데 어떻게 말씀 드려야할지. 근데 이젠 이런 이야기 못할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 남자친구가 이 노랠 듣는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얼마 전에 길에서 한 번 만났다. 난 제대로 못 봤는데 뭔가 날 보는 시선이 느껴지더라. 날 보고 따라온 것 같았는데 힐끔 보더니 그냥 가더라. 내 옆에 함께 작업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아마 오해했나보다. 그냥 그 상황이 재미있었다."
-이번 앨범을 전체적으로 소개하자면.
"아티스트병이라고 하는데 작사·작곡·편곡을 모두 직접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근데 너무 스타일이 일관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다른 편곡자와 몇 곡 함께했는데 그러다보니 균형이 잘 잡힌 앨범이 나온 것 같다."
-비스윗을 '홍대 여신'으로 소개하는 글도 봤다.
"집에서 널부러져서 자고 있는데 언니가 문을 열더니 날 한심하게 보더라. '홍대여신'이 이러고 자고 있다고 놀리는 거다. 실생활은 여신과 거리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