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성용 논란'의 핵심은 공식 사과 방식이다. 기성용은 과거 최강희(54) 전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비아냥과 막말을 담은 비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만들었고, 이게 지난 7월 공개되면서 엄청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기성용은 에이전트사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진정성이 없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7개월 만에 축구대표팀에 선발됐다. 홍명보(44) 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에게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 사과 방식을 두고 또 말이 많다.
공식 사과에 삼자대면까지?
홍 감독은 기성용이 최강희 전북 감독을 찾아가서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기성용을 직접 데리고 전주까지 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한 매체는 지난 4일 '홍 감독은 "기성용이 최강희 감독님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다시 영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발언했다'는 보도를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의 입장은 또 달랐다. 최 감독은 4일 언론을 통해 홍 감독의 발언을 접하고 난색을 표했다. 그는 "이미 3개월 넘게 지난 일을 사과할 필요는 없다. 내 일기장에 다른 사람에 대한 욕을 쓸 수 있는 것 아닌가. 홍 감독은 기성용을 기용하고 싶으면 내게 사과할 필요 없이 그냥 쓰면 된다"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홍 감독과 최 감독은 6일 직접 통화를 해서 의견을 나눴고, 사과를 위한 삼자대면은 하지 않기로 했다. 홍 감독은 6일 "기성용에게 사과를 강요한 게 아니라 언젠가는 사과를 제대로 한 번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한 것이다. 최 감독님이 불편해 하시는 상황에서 밀어붙이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왜 '사과 논란'이 나왔나
기성용 문제는 최 감독에게도, 홍 감독에게도 부담스럽다. 한국 정서에서는 기성용이 제대로 된 사과를 해야 팬들의 감정적인 앙금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해결돼야 기성용을 부담 없이 선발할 수 있다.
반면 최 감독은 기성용의 사과로 인해 과거의 일이 다시 거론되는 게 부담스럽다. 최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있을 때 선수들과의 불화설, 경기력에 대한 혹평에 시달렸다. 최 감독은 이번 '사과 논란'이 나오면서 전화번호까지 바꾸고 취재진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홍 감독은 "이번 건을 기점으로 기성용과 관련한 상황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대표팀이 축구 외적인 일로 자꾸 주목을 받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한편 기성용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입국 때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7일 오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SNS 파문에 대해 사과를 하고, 8일 파주 NFC(국가대표팀훈련센터)에 입소하면서 또 한 번 공식사과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기성용은 당초 홍 감독이 '최 감독을 찾아가서 사과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을 때 이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