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저' 정대세(29·수원)가 속죄포를 터트리자 수원 빅버드가 들썩였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30·수원)은 서포터를 향해 손짓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돌아온 사나이들이 수원 삼성의 올 시즌 슈퍼매치 첫 승을 이끌었다.
수원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슈퍼매치 세 번째 대결만에 거둔 첫 승이었다. 승점 50점(14승8무9패)을 채운 수원은 4위 서울(승점 51)을 바짝 추격했다.
▶골 넣고 큰 절 한 정대세
정대세는 지난 4월 14일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전반 39분 만에 퇴장 당했다.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전반에만 두 차례 경고를 받았다. 정대세는 이번 슈퍼매치를 앞두고 "골을 넣으면 팬들 앞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무릎 꿇고 사과하겠다"고 했다.
서정원(43) 수원 감독은 서울전을 앞두고 정대세를 베스트 11 명단에서 제외했다. 발등 부상에서 3개월 여동안 나서지 못했던 정대세는 지난 5일 포항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서 감독은 "전반보다 후반에 정대세를 투입하는 게 더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후반 16분에 교체 투입된 정대세는 후반 37분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안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시원하게 갈랐다. 정대세는 약속 대로 수원 서포터석을 향해 큰 절을 했다. 정대세는 "승점 6점의 가치가 있는 경기였다. 골을 넣고 사과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고 기뻤다"고 했다.
▶전역 신고한 '명품 왼발' 염기훈
염기훈은 지난달 28일 경찰청에서 전역해 수원에 복귀했다. 그는 지난 8월 수원의 슈퍼매치 1-2 패배를 안타까워했다. 염기훈은 "군대에 있을 때 팀이 지는 것을 보면 많이 속상했다. 서울전을 기다려왔다"고 했다.
염기훈은 3만여 홈 관중 앞에서 전역 신고를 제대로 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염기훈은 90분 동안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서울 수비를 수차례 위협했고, 후반 13분 선제골의 시발점이 됐다. 염기훈은 왼쪽에서 올린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산토스의 결승골을 간접적으로 도왔다.
염기훈은 정대세의 두번째 골을 도우며 복귀 후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그는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서 감독은 "염기훈이 상대 수비를 한 두 명 달고 나갈 때 반대편에서 기회가 생겼다. 이제서야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