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대 축제인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나타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NC 구단의 새 야구장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통합창원시 의원들이었다.
넥센-두산의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이 열린 14일 목동구장. 경기 개시를 10분여 앞두고 구장 중앙출입문 앞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김성일 창원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이혜련·박순애·전수명 등 남녀 시의원 7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만나러 왔다. 시의회에서 통과한 결의안을 직접 전달하겠다"며 야구장에 들어서려 했다. KBO측과 구장 안전요원들이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올 수 있다. 프로야구 축제기간이니 다음에 오시라"며 말렸으나 이들은 결국 저지선을 뚫고 구장 안으로 들어왔다.
시의원들이 야구장을 찾은 이유는 창원시의회가 지난 8일 제1차 본회의에서 채택한 'KBO와 NC의 새 야구장 입지 변경요구 등 행정간섭 중단촉구 결의안'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전날 오후 8시께 KBO측에 일방적으로 방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을 찾은 이들은 KBO 직원들이 없자 목동구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우리가 가을야구 중이라 문건을 받을 수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 경기가 없는 날 오거나 우편으로 전하면 될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시의원들은 "우리가 왜 KBO의 허락을 받고 와야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창원시 의원들은 양 총장에게 결의안을 전달한 뒤 구장을 떠났다. 문건은 'NC가 KBO와 함께 야구장 입지 변경요구 등 과도한 행정간섭을 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