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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영화제작사, 대기업 독과점 맞서 공동배급사 설립
충무로 영화제작자들이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화계의 불합리한 제작환경 개선을 위해 공동으로 투자·배급사를 설립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소속 제작사 대표들은 21일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사들이 공동으로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쳐스'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명필름·삼거리픽쳐스·청어람·주피터필름 등 충무로의 주요 제작사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날 발표된 바에 따르면 총 10개사가 5000만원씩 투자해 리틀빅픽쳐스를 설립했다. 향후 제작가협회 측이 참가자들을 확대해 2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한후 연간 3편 가량의 영화를 배급한다는 계획이다. 단, 거대 투자·배급사가 해왔던 것처럼 극장까지 운영하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투자와 관련해 자본금 일부와 선급금을 이용해 부산영화투자조합 1호와 대한민국영화전문투자조합1호에 출자한 상태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은 "제작사와 공정한 수익을 분배하고 한국영화 시장을 합리적이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리틀빅픽쳐스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엄용훈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제작사도 숨을 쉴수 있도록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또한, 영화계 내에서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구조를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일"이라며 "어느 순간 영화계가 콘텐트의 힘보다는 어떠한 힘의 논리에 의해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문제점들을 다시 짚어보고 좀 더 합리적이고 모범적인 답안을 찾기 위해 리특빅픽쳐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영화계는 몇몇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의 파워게임만 도드라지는 구조"라며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이를 타파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직접 영화를 만드는 제작자들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는 것만으로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영화계에 팽배한 대기업 중심주의가 어느 정도 해소될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