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박승주,박세영,박승희,이옥경 어머니(가운데 뒤). 화성=이호형 기자 leemario@joongang.co.kr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3남매가 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진기록이 현실로 다가왔다.
스피드 스케이팅 단거리 기대주 박승주(23·단국대)가 2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48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여자 1000m에서 1분20초99로 5위에 올랐다. 전날 500m에서 1·2차레이스 합계 79초67을 기록해 4위에 올랐던 박승주는 우선선발 대상인 이상화(25·서울시청)를 비롯해 김현영(19·한국체대), 이보라(27·동두천시청), 안지민(21·서울대)과 함께 500, 1000m 종합 5명에게 주어지는 월드컵 출전 티켓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는 내년 2월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3-2014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할 대표 선수 선발전도 겸해 치러졌다.
이로써 한국 첫 올림픽 3남매 동반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박승주의 두 동생 박승희(21·화성시청), 박세영(20·단국대)은 지난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박승주가 큰 부상을 당하지 않거나 월드컵 시리즈에서 올림픽 출전 기준 포인트를 확보한다면 셋 다 소치행이 가능해진다.
박진호(53) 씨와 이옥경(46) 씨 사이에서 태어난 3남매는 초등학교 때부터 나란히 스케이팅을 타기 시작해 주니어, 시니어 대표 선수로 꾸준하게 성장했다. 박승희는 고등학교 때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가 동메달(1000m)을 따냈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자랑했다. 2013년 세계선수권에는 종합 2위에 올랐다. 박세영은 2년 연속 주니어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거두며 남자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박승주도 이상화와 꾸준하게 단거리 국가대표에 뽑혔을 정도로 잘 타는 스케이터였다.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박승주는 "부모님의 걱정거리를 덜게 해드려서 무엇보다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표팀 발탁을 확정짓기 전날에도 태릉선수촌 생활을 같이 하는 여동생 박승희의 응원을 받았다는 박승주는 "동생들과 함께 올림픽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잘 하는 것보다 보완해야 할 게 더 많다. 좀 더 즐기는 마음으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