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올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KS)에서 매경기 바꾸다시피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선발 포수다.
류중일(50) 삼성 감독은 이번 KS 엔트리(27명)에 포수를 3명 포함시켰다. 정규시즌 중에는 진갑용(39)과 이지영(27)의 2인 주전 체제로 운영했지만 KS에서는 선발 윤성환(32)과 호흡을 맞출 수비형 포수 이정식(32)까지 넣었다. 그리고 5차전까지 '윤성환-이정식' '밴덴헐크-진갑용' '장원삼·배영수-이지영'으로 짝을 맞췄다. 이른바 전담 포수제였다. 투수 한 명이 아쉬운 단기전에서 포수를 3명이나 넣고, 이 3명을 다시 전담제로 돌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올해 두산이 하는 것처럼 선발(최재훈)과 백업(양의지) 2명을 놓고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앞서 삼성이 2년 연속 우승했을 때도 그랬다. 2011년에는 포수 2명(진갑용·채상병)으로 KS를 치른 류중일 감독은 지난해 SK와의 KS에선 이번과 마찬가지로 엔트리에 포수 3명(진갑용·이정식·이지영)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정식은 1경기에 나와 한 타석 출전에 그쳐, 사실상 2명으로 포수를 운영한 셈이었다. 올해처럼 뚜렷하게 전담 포수제를 운영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결과다. KS 엔트리에 막차로 승선했던 이정식은 기대를 모았던 두 차례(1·5차전) 선발 출전에서 윤성환(2경기 1패 평균자책점 13.50)의 호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여기에 로테이션 형식으로 주전이 바뀌다보니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아 포수들의 타격감도 좋지 않다. 이정식이 2타수 무안타, 이지영은 6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고참 진갑용의 타율은 0.200(10타수 2안타)이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답답한 모습을 보이다보니 안방마님들의 타격 침체가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5차전까지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3.38(두산 2.02)로 나쁘지 않았다. 이번 시리즈에서 삼성의 최대 변수가 '타선'이 됐기 때문에 포수들의 타격도 중요했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중에도 진갑용과 이지영이 출전을 나눠서 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하일성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두산의 발 빠른 선수들을 의식해 포수 3명을 운영하는 것 같다"며 "약간 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3명의 포수들이 타격이 모두 좋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