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배우 이지아가 결혼과 이혼을 거듭하는 역으로 오랜만에 TV드라마에 출연한다.
9일 첫방송되는 SBS 주말극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에서 전직 쇼핑 호스트이자 주부인 오은수 역을 맡았다. 은수는 은행원 송창의(태원)와 결혼하지만 이내 이혼한 후, 기업 후계자 하석진(준구)와 재혼을 하는 인물. 2011년 MBC 수목극 '나도, 꽃!' 이후 2년여만의 컴백이다. 그간 친숙하기보다 신비한 이미지로 비쳤던 이지아에게는 다소 파격적인 캐릭터다. 그는 5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한 웨딩홀에서 진행된 '세결여' 제작발표회에서 "이제는 숨겨야 할 것도 없고, 편하게 작품에 임할 수 있다"며 "극중 은수는 나와 닮은 점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서태지와의 결혼과 이혼 과정이 낱낱이 공개돼 홀가분한 심정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김수현 작가와의 첫만남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드라마의 아이콘인 김작가님과의 만남은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수현 작가의 신작인 '세결여'는 평범한 집안의 두 자매를 통해 이 시대 결혼의 의미에 대해 뒤돌아보는 작품. 이지아 외에도 엄지원·하석진·송창의·조한선·서영희 등이 출연한다.
-'세결여' 출연 소감을 밝혀달라.
"참 오랜만에 인사드린다. 극중 세 번이나 결혼하게 된 오은수 역할을 맡았다. 파란만장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굴하지 않는, 당당하고 멋진 여자를 연기하게 됐다."
-2년만에 컴백이다. 이 역할이 특별히 끌린 이유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 조금 전에 2년 만이라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모든 연기자들이 꿈꾸는 김수현 작가님 작품에 출연하게 돼 기쁘고 설렌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이 했지만, 선생님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따뜻하게 보듬어주셔서 편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은수의 삶을 잘 들여다보면 납득이 가는 면이 있다. 첫번째 남편을 너무 사랑했지만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이혼할 수 밖에 없었고, 두 번째 남편을 그만큼 사랑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계산을 하고 살아가는 캐릭터다. 결혼에 대해 요즘 시각으로 바라보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맡은 캐릭터와 본인의 성격을 비교하자면.
"제일 비슷하다고 느낀 것은 조곤조곤 할 말을 다 한다는 점이다. 다만 은수는 저보다 훨씬 용기있고 대담한 성격이다. 자신이 결정한 것에 대해 뒤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런 용기가 부럽기도 하다."
-개인적인 결혼관을 말해달라.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둘 중 한 쪽에만 맞추며 인내하거나 복종해야 하는 관계는 좋지 않은 것 같다. 서로 아껴주는 관계가 좋은 부부 관계라고 생각한다."
-김수현 작가가 어떤 요구를 했나.
"선생님이 '네 안의 어떤 틀에 갇히지 말고, 그 틀을 깨고 나와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틀이란 말 속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정말 소중한 조언이었다"
-전-현 남편인 송창의와 하석진의 매력을 비교하자면.
"촬영 때 말고는 따로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본 모습이 어떤지는 잘 모른다. 극중 캐릭터로 말씀 드리자면 전 남편인 송창의씨는 무척 다정다감하다. 다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라 아쉽다. 두 번째 남편인 하석진씨는 남자다워 좋지만, 여자문제가 있어 여자를 힘들게 하는 타입이다."
-과거에 비해 신비주의를 벗어가는 느낌이다.
"이제는 숨길 것이 없기 때문에 편하다. 사람들이 이제는 저를 바라볼 때 '저 친구가 저래서 숨겨야 했구나'라고 이해해 주신다. 그렇게 다가와 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
-촬영 전 단계에서 몇몇 배우들과 정을영 감독의 하차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 나중에 합류를 하게 돼서, 그 전의 상황들은 잘 모른다. 그래서 준비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고, 뒤쳐진 것을 따라잡느라 다른 생각은 많이 못했다."
-사랑하는 남자, 아이와도 떨어져 사는 캐릭터다. 경험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아이에 대한 설정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겪어보지 않은 상황과 감정이라 어렵다. 다른 작품 등을 통해 간접경험을 해 보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그런 점은 끊임없이 극복하려 노력중이다."
-예전에 비해 어두웠던 표정이 많이 밝아진 느낌이다.
"은수 역을 맡으면서 더 밝고 씩씩해지려 노력중이다. 목소리도 원래 작은 편인데, 일부러 한 톤 높였다. 좋은 작가·감독님, 선배와 동료들이 큰 힘이 되어준다. 요새 즐겁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