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이 끝난 겨울을 스토브리그로 부른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이 난로 주변에 모여 계약, 연봉 협상, 트레이드 등에 대해 갑론을박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각 구단이 내년 농사를 위해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기가 이맘때이다.
2013년 스토브리그는 정말 바쁘다. 작년 같은 경우 FA 계약을 주로 챙기면 됐지만 올해는 할 일이 배 이상 늘어났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챙기는 멀티 태스킹 능력이 필요할 정도다.
일단 10일부터 구단 FA와 협상이 시작된다. 각 구단은 내부 FA를 잡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 삼성, SK, KIA 등 거물급 선수가 FA 자격을 얻은 구단은 재계약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감일인 16일까지는 협상을 매듭짓는 게 목표이다.
이와 함께 챙겨야 할 것이 2차 드래프트다. 각 구단은 12일까지 40명 보호선수 명단과 보호선수 제외 명단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한다. 이틀 동안 이를 검토하는 KBO가 9개 구단 명단을 나눠주면 선수 분류 작업에 들어간다.
2차 드래프트는 전력 보강의 장이다. 2011년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이재학(NC), 김성배(롯데) 등이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떠오르면서 구단들의 인식이 달라졌다. 보상금은 1라운드 3억 원, 2라운드 2억 원, 3라운드 1억 원이다. FA가 선수가 대박을 치는 기회라면 2차 드래프트는 구단이 대박을 칠 수 있는 기회여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17일부터는 FA의 타구단 협상이 막을 올린다. 최하위 한화나 신생팀 NC 등 외부 FA 영입 의지가 남다른 구단은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대략 15, 16일 쯤이면 원 소속팀을 떠나는 선수가 밝혀진다. 그때부터 바빠진다.
현재 FA 영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구단은 한화와 NC 정도다. 나머지 7개 구단은 내부 FA 단속에 집중하거나 상황을 지켜본 뒤 움직일 전망이다. 하지만 내부 FA를 놓치는 순간 방침은 바뀔 수 있다.
SK는 2011시즌 뒤 정대현과 이승호를 붙잡지 못하자 롯데에서 임경완, SK에서 조인성을 데려왔다. 어떻게든 전력 손실을 메워야 하는 구단은 17일을 벼르고 있을 게 분명하다. 계약은 속전속결이다. 늦어도 2, 3일 내에 끝난다. FA 시장이 마감하면 22일 2차 드래프트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한 가지 일이 더 생겼다. 외국인 타자 물색이다. 외국인 선수가 팀당 3명(NC는 4명)으로 늘어나게 될 내년부터 각 구단은 최소한 1명의 야수를 뽑아야 한다. 팀 공격력을 강화할 수 있는 카드이기에 잘 뽑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 우리는 FA보다 외국인 타자를 찾는 게 급선무다. 어떤 선수가 괜찮은지 몸값은 어느 선에서 형성돼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외국인 타자와 계약이 성사 단계에 이른 구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가쁘게 흘러갈 11월은 25일 보류선수 신청 및 외국인 선수 재계약 의사 통지 마감, 30일 보류 선수 명단 공시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