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착한가게 사랑은 나누고, 행복은 더하고'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일간스포츠는 올해부터 착한가게의 취재를 착한건물·착한가게 거리 등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분과 단체를 찾아 매주 소개합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근처에만 가도 자장면·중국음식 생각에 군침이 도는 곳이다.
화교들이 모여사는 동네인 방(坊)의 입구에 세우는 중국식 패루가 인상적인 이 거리가 착한가게들의 거리로 변신했다. 올 여름 인천차이나타운의 가게 20곳이 지난 7월 14일 '착한가게 거리 선포식'을 선언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단체 가입했다. 나눔 실천을 위해 인천에서 거리 전체가 힘을 모은 첫번째 사례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지난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고 1884년 이 지역이 청(淸)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형성됐다. 이 후 산동 지역의 중국인들이 대거 이 곳으로 이주해 화교가 됐다. 한 때 어려운 시기를 겪었으나 지난 2000년 중국 산동의 위해(威海)시가 입구에 자리한 제1패루를 기증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자장면집인 '공화춘'이 2004년 부활하면서 인천 차이나타운은 중화가의 화려한 모습으로 거듭났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다양한 먹거리와 삼국지 벽화거리 같은 볼거리로 관광객과 미식가들을 사로잡고 있다. 주말이면 이곳은 화덕만두·자장면·공갈빵·전통만두 등을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넘친다. 구역 내 일부 맛집은 지역구를 탈피해 전국구로 거듭났다. 거리에 활기가 넘치고, 가게들의 살림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졌다. 그 때 뜻있는 업주들이 하나 둘씩 나눔 실천에 나섰고, 다른 업주들도 힘을 보탰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착한가게 거리화를 상징하는 현판
지난해 말 안철수 의원(당시 무소속 대선후보)이 화덕만두(티베트 방식의 만두)를 먹어 더욱 유명해진 '십리향'의 곡창준 사장이 이 거리의 화교 업주들을 설득해 착한가게 단체 가입을 주도했다. 차이나타운 내에서 가장 먼저 착한가게에 가입한 곡 사장은 "지난 5년 간 장사가 잘 됐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줄을 서 준 손님들에게 보답하는 방법으로 착한가게를 생각했다"면서 "차이나타운 내 더 많은 가게들이 착한가게 거리에 동참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부활을 이끈 공화춘의 이현대 사장은 1억원을 기부한 아너 소사이어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 모임)의 멤버다. 공화춘만의 특별 메뉴인 '공화춘 자장면'은 특허를 낸 음식이다. 평소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온 이 사장은 "어렵던 젊은 시절, 도움을 받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부평깡시장에 사시는 이북 출신 할아버지가 나를 믿고 돈을 빌려주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나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아내도 나눔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 자리에서 화교 4대째 영업하는 전통의 '풍미' 역시 나눔의 삶에 앞장 서고 있다. 한현수 사장의 어머니 조지미씨가 덜 달고 구수한 옛날 자장면 맛을 지킨다. 산동성 출신 화교인 조씨는 "기부를 하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랐다. 착한가게 거리에 함께 해 기쁘다"면서 "기부를 하며 사는 것이 원칙이다. 아들에게도 나눔을 실천하라고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사진=정시종 기자
착한가게란? 중소규모의 자영업에 종사하며 매출액의 일정액 기부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모든 가게를 뜻합니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매달 꾸준히 나누어주시면 됩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실어드립니다. 가입문의 : 전화 080-890-1212 / 홈페이지 http://store.che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