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유럽팀과의 2연전을 통해 2013년을 마무리한다. 공교롭게 홍명보팀이 상대할 스위스, 러시아는 세계적인 명장이 이끄는 팀들이라는 점에서 축구팬들에게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명보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스위스와 평가전을 치른 뒤, 19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러시아와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두 팀 다 FIFA 랭킹이 한국보다 높고(스위스 7위, 러시아 19위, 한국 56위), 일찌감치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팀으로서 좋은 스파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팀 다 세계적인 명장의 지도를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인다. 스위스는 독일 출신인 오트마르 히츠펠트 감독, 러시아는 이탈리아 출신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끌고 있다. 둘 다 우승청부사로서 유럽에서 명장으로 꼽히는 감독들이다.
히츠펠트 감독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를 이끌며 분데스리가 7회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거뒀다. 카펠로 감독도 이탈리아 AC 밀란, 유벤투스 등을 이끌면서 세리에A 5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둘이 거둔 우승 기록만 해도 10차례를 훌쩍 넘을 정도로 지도력이나 리더십 면에서 최우수급 면모를 보여왔다.
히츠펠트 감독은 유로 2008 이후인 2008년 7월부터 스위스 대표팀을 맡았다. 카펠로 감독은 4년 뒤, 유로 2012 이후엔 2012년 7월부터 러시아 감독을 맡았다. 둘 다 유로 대회에서의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각 축구협회에서 영입됐고, 기대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특히 특정 개인보다는 짜임새있는 조직력으로 유럽에서도 주목하는 강팀으로 발전했다.
그 결과 본선 진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유럽 예선에서 나란히 조 1위로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지난 7월 감독직에 오른 홍 감독은 두 명장들의 지략, 수 싸움 등을 파악하고 내년 월드컵 본선이라는 큰 무대에서 대처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