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영화·예능프로그램엔 '왜 굳이 저 작품에 출연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하는 연예인들이 있다. 전작에서 주가를 한껏 끌어올렸다가 차기작을 잘 못 선택한 경우, 혹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배역으로 제 몸값만 깍아 먹는 경우 등이다. 제 몸에 꼭 맞는 캐릭터를 만나 '신의 한 수'란 평을 듣는 스타들과는 정반대의 경우들이다.
안타깝게도 최근 부쩍 이런 '아쉬운 한 수'에 해당되는 연예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안 하는 것만 못 했다'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스타들을 모아봤다.
▶권상우
하지 말았어야 할 작품 : MBC 수목극 '메디컬탑팀'
아쉬운 이유 : 전 작 SBS '야왕(13)'에서 배우 수애는 캐릭터 때문에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반면 당시 권상우의 호감도는 계속 상승했다. 정확히 수애의 인기와 반비례했다. 연기력도 호평받았고, 수애에게 복수극을 펼치는 과정에서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차기작 '메디컬탑팀' 때문에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KBS 2TV 의학드라마 '굿 닥터'가 인기리에 종영되자마자 방송된 같은 장르의 드라마라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 했다. 권상우의 연기력과 캐릭터가 나쁘지도 않고, 작품성이 떨어지지도 않았지만 시청률은 3~4%대. 업계에선 다들 '편성의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출연진은 여럿이지만 권상우가 사실상 원톱 주연이라 성적에 대한 부담감도 혼자 떠안고 있다. 야심차게 도전한 첫 의학드라마였는데 성적이 좋지 않아 아쉽다. 화려한 그의 필모그라피에 오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최지우
하지 말았어야 할 작품 : SBS '수상한 가정부'
아쉬운 이유 : 전작 MBC '지고는 못 살아(11)'가 흥행에 실패해 차기작 선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첫 방송부터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가 원작이라 방송 전 기대감은 높았지만 정서가 맞지 않아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앞서 김혜수('직장의 신'), 고현정('여왕의 교실')등이 일본 원작드라마에서 비슷한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뒤라 연기력 비교도 피하기 힘들었다. 스산하고 미스터리한 드라마의 분위기도 문제였다. 이런 이유로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02)'와 '천국의 계단(04)'등으로 '시청률의 여왕'이라 불렸던 과거 호시절이 떠오른다. '수상한 가정부'에서 일명 '로보트' 화법과 무표정한 연기 덕분에 오랜만에 연기력·발음 논란에서는 자유로웠지만 드라마의 화제성이 떨어져 여러모로 아쉬웠다.
▶정용화
하지 말았어야 할 작품 : KBS 2TV '미래의 선택'
아쉬운 이유 : 지난달 14일 첫 방송에서 10%대에 육박했던 시청률은 지난 19일 방송에서 4%대까지 추락했다. 문제는 '단 물 빠진' 소재. SBS '옥탑방 왕세자'(12)·tvN'인현왕후의 남자'(12)·MBC'닥터 진'(12)·tvN'나인'(13) 등 최근 드라마에서 다룬 타임슬립을 또 다시 끄집어냈다. 미래에 사는 자신이 찾아와 멘토 역할을 한다는 뻔한 설정으로 풀어냈다. '미래의 선택'이 이미 끝난 것도 문제다. 게다가 정용화와 이동건 사이에서 고민하던 윤은혜가 방송 4회 만에 '미래의 남편'으로 이동건을 선택했다. 때문에 정용화가 표현하고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는 빛도 못 보고 있다. 비즈니스를 할 땐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윤은혜를 향한 순정을 보일 땐 한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연기력에선 호평받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 그나마 여성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게 위안거리다.
▶프라이머리
하지 말았어야 할 작품 : MBC '무한도전'
아쉬운 이유 : 스타 탄생의 산실인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고도 자신의 경력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위기를 맞았다. MBC '무한도전-2013 자유로 가요제'에 출연해 박명수와 짝을 이뤄 '아이 갓 씨'를 발표했다. 초반 분위기는 화끈했다. 9개 음원 사이트 실시간 순위 1위를 찍었다. '역시 프라이머리'라는 찬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트렌드를 이끄는 스타 작곡가로서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그 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표절 시비가 일었다. 네덜란드 뮤지션 카로 에메랄드가 자신의 곡 '리퀴드 런치'와 '아이 갓 씨'의 유사성을 지적했다. 연달아 프라이머리가 작곡한 '미스터 리'까지 표절 의혹을 받았다. '장르의 유사성'을 이유로 밝히며 표절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한 번 의심을 하기 시작한 네티즌들을 설득하기 힘들어 보인다.
▶주진모
하지 말았어야 할 작품 : 영화 '친구2'
아쉬운 이유 : 김우빈은 대세로 떠올랐고, 유오성은 클래스를 보여줬다. 하지만 개봉 6일 만에 165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친구2' 흥행의 영광 뒤에 주진모는 없었다. 사실상 3톱 주연 배우로 출연했지만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 분량이 대부분 축소됐다. 그렇다고 의미있는 역할도 아니었다. 유오성의 아버지로 부산 전설의 주먹 이철주를 연기했다. 하지만 영화가 유오성과 김우빈이 연기한 '현대'에 집중되면서, 주진모가 등장한 과거 회상신의 의미는 퇴색됐다. 시대를 오갈수록 관객을 산만하게만 했다. 극의 흐름을 ‘뚝뚝’ 끊어놨다. 네티즌은 안쓰럽다는 반응이다. ''친구2'에서 주진모의 역할을 아직도 모르겠다''주연배우가 30분도 출연하지 않는게 말이 되나'라는 반응이다. 심지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친구2 주진모'를 검색하면 '주진모 역할''주진모 이유''주진모 왜'가 뜨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지울 수 있다면 지우고 싶은 필모그래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