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감독' 최강희와 최용수가 K리그의 강팀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급하게 만들어진 팀보다는 3~4년 넘는 시간을 투자해 선수를 키워온 팀이 더욱 강하다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20일 서울전에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군입대와 이적 등으로 선수들이 많이 바뀌면서 고생을 하고 있다. 선수들을 잘 지키면서 매 시즌 부족한 부분만 조금씩 채워가는 게 강팀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북은 2011년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 최강희→이흥실→파비오→최강희 순으로 감독이 바뀌면서 혼란을 겪었다. 2011년 우승을 이끌었던 선수들도 대부분 팀을 떠났다. 2011년 우승 멤버로 현재까지 전북에 남아 있는 선수는 이동국·박원재·김상식 정도다. 외국인 선수는 모두 물갈이됐고, 국내 선수들도 새로운 얼굴이 많다. 최강희 감독은 "K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건 생각보다 힘들다. 다음 시즌 기존 선수를 잘 지키면서 새로운 보강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시즌 드러난 전북의 문제점을 포항, 서울과 비교해 설명했다.
서울은 유스팀 시절부터 키워온 선수들이 주축이다. 고명진·고요한을 중심으로 매 시즌 1~2명의 대형 선수 영입을 통해 한 시즌을 운영한다. 올 시즌 서울의 베스트11 중 지난 시즌과 비교해 새 얼굴은 윤일록과 차두리뿐이다. 포항도 마찬가지다. 유스팀 출신 비율이 50%에 달한다. 어린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에다가 뒤떨어지는 포지션을 일부 보강하면서 우승권까지 전력이 상승했다. 최강희 감독이 말하는 강팀의 조건도 바로 이와 같은 부분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최강희 감독 의견에 공감했다. 최용수 감독은 "리그를 치르다 보면 크고 작은 변수가 많다. 경고, 부상, 대표팀 차출 등 예상하기 힘들다. 모든 걸 이겨내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팀을 위해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서울 선수들은 함께 오래 뛰어 걱정이 없다"고 했다. 이어 "이기주의가 조금이라도 팀에 있으면 그건 바이러스와 같다. 모든 선수가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서 뛰어야지만 강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시즌 K리그는 유례없는 긴축 재정으로 찬바람이 불 예정이다. 모든 팀이 운영비를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맨다. 그 사이에서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은 기존 선수들을 잘 지켜내는 것이다. 이미 갖춰진 조직력에 약점인 포지션 1~2곳만 보완하면 두 감독이 말하는 강팀의 조건에 충족할 수 있다.
4위 서울(승점 58)은 이날 3위 전북(승점 59)을 4-1로 무너뜨리며 승점을 1점 차로 좁혔다. 2008년부터 서울에서 뛴 데얀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두 팀은 12월 1일 2013년 마지막 리그 경기에서 다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