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서울), 박주영(아스널) 등을 키워낸 조민국(50) 울산현대미포조선 감독이 내셔널리그 통합 4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조 감독이 이끄는 울산현대미포조선은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주한수원과의 신한은행 2013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연장 후반 4분 이재원의 헤딩 결승골로 2-1로 승리했다. 1차전을 1-1로 비긴 울산현대미포조선은 1·2차전 합계 1승1무로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 울산현대미포조선은 2007년과 2008년, 2011년에 이어 사상 첫 통산 4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조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과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출전했고, 86년부터 럭키금성과 포항제철 소속으로 139경기에서 15골·1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이후 지도자로 변신해 승승장구했다. 36세였던 1999년부터 고려대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2007년 전국대학선수권 4연패를 이끌었다. 재임 기간 동안 임종헌 코치와 함께 차두리와 박주영, 이천수(인천), 김정우(알 샤르자) 등을 키웠다. 아버지 같은 따뜻한 리더십을 발휘해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한 제자들이 지금도 힘든 일이 있으면 조 감독을 찾아온다.
2008년 말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2011년에 이어 올해 2번째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울산현대미포조선은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 챌린지 창단 여파로 이재민과 김효기 등 베스트11이 대거 팀을 떠나 개막 후 2무2패에 그쳤다. 하지만 조 감독은 팀을 빠르게 리빌딩했다. 일본 J2리그 돗토리 김선민을 후반기 추가등록으로 영입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조 감독이 공격수로 보직을 바꿔준 김선민은 내셔널리그 역대 최다인 7경기 연속골을 터트렸고, 이날도 선제골을 뿜어냈다.
경기 후 조 감독은 "우승 느낌 아니까"라고 유행어로 운을 뗀 뒤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기 전 선수들에게 '우승은 하는데 어렵게 할 것이다. 너희들한테 달려있다'고 이야기해줬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뒤 챔프전까지 기간이 길어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연장 끝에 드라마틱하게 이겨서 다른 우승보다 기억이 더 날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조 감독은 우승 일등공신 김선민에 대해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닌데 섀도 스트라이커로 올려 득점에 많은 역할을 해줬고, 내년 K리그 드래프트를 신청했다"며 "앞으로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김선민처럼 K리그에서 도태되거나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을 영입하겠다. K리그로 한두명 올릴 수 있는 중간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