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울산)과 데얀(서울)의 K리그 클래식 득점왕 경쟁이 막판 대접전 양상이다. 30년 K리그 역사를 돌아보면 올해처럼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벌인 적이 수 차례 있었다.
데얀이 지난 24일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부산과의 홈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치며 17골을 기록, 19골로 선두를 달리는 김신욱을 바짝 추격했다. 이제 2경기가 남았다. 몰아치기에 강한 데얀은 11월 4경기서 7골을 득점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득점왕을 굳혀가던 김신욱은 11월 3경기서 1골에 그쳤다. 게다가 대표팀 차출 기간 동안 발목을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남은 2경기서 막판 뒤집기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K리그 역사상 치열한 득점왕 경쟁 끝에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사례는 총 3번이다. 가장 치열했던 득점왕 경쟁은 2003년 김도훈(성남)-도도(울산)-마그노(전북)의 3파전이다.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마그노가 27골, 김도훈이 26골, 도도가 23골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도도가 최종전에서 무려 4골을 득점하는 대추격전을 펼쳤다. 그러나 승자는 김도훈이었다. 김도훈이 대전과 경기서 2골을 넣은 반면 마그노는 최종전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2005년에는 '슈퍼루키' 박주영(서울)과 '브라질 특급' 마차도(울산)가 접전을 펼쳤다. 2005년에는 K리그 득점왕을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 득점까지 합산했다. 정규리그에서는 박주영이 12골로 10골을 기록한 마차도를 앞섰다. 그러나 박주영의 소속팀 서울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마차도는 플레이오프에서 1골, 챔피언결정전에서 2골을 넣어 13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2002년에는 외국인 에드밀손(전북)과 토종 공격수 우성용(부산)이 맞붙었다. 우성용이 초반 앞서갔으나 9월 이후 7경기 무득점으로 침묵하는 사이 에드밀손이 몰아치기에 성공, 최종전을 앞두고 역전시켰다. 결국 최종전에선 두 선수가 나란히 1골씩을 기록해 에드밀손이 14골, 우성용이 13골로 에드밀손이 득점왕에 올랐다.
막판 뒤집기는 아니지만 치열한 경쟁을 펼친 해도 많았다. 1984년에는 백종철(현대, 16골) 현 대구 FC 감독이 최순호(포철, 14골)와 김용세(유공, 14골)의 추격을 뿌리쳤다. 1991년에는 이기근(포철, 16골)-이상윤(일화, 15골)-김주성(대우, 14골)-김현석(현대, 14골)-고정운(일화, 13골) 등 5명이 경합을 벌였다.
득점수는 같았지만 출전시간에서 득점왕이 갈린 사례도 있다. 1985년 피아퐁(럭키금성)과 김용세(유공)가 12골로 동률을 이룬채 시즌을 마감했다. 두 선수의 출전 경기수도 21경기로 같았다. 결국 출전시간에서 피아퐁이 1811분으로 1831분을 뛴 김용세보다 20분이 적어 득점왕이 됐다. 올해도 득점 동률이 될 경우 출전경기-출전시간이 적은 순으로 수상자가 갈린다. 현재 데얀은 27경기, 김신욱은 35경기에 출전해 동률이 되면 데얀이 득점왕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