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월은 프로야구 선수들의 비활동 기간이다. 야구 규약(136조)상 이 기간은 계약협상을 위한 시간으로 구단이 주관하는 단체 훈련을 할 수 없도록 돼있다. 다만 시즌 준비를 위해 해외에서 진행되는 스프링캠프는 1월 15일부터는 가능하도록 예외를 뒀다. 과거 구단들은 비활동 기간을 무시하고 암암리에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제는 선수들에게 자율권을 맡기는 모양새다. 선수들은 자신의 특성에 맞는 훈련을 선택하고 있다.
롯데 주전급 선수 4명은 오는 12일 괌으로 개인 훈련을 떠난다. 포수 강민호를 비롯해 투수 장원준·김성배·심수창이 추운 한국땅을 떠나 따뜻한 섬나라로 향한다. 강민호는 "국내에 있으면 각종 행사와 모임 등으로 훈련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괌에서 20일 정도 머무르면서 훈련을 할 예정이다. 매년 해왔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없다. 개인훈련을 잘 해놔야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 투수들 역시 괌을 개인 훈련지로 선택했다.
한화 선수들도 지난 3일 사이판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태균과 최진행·이용규·안승민 등이 사이판에서 체력훈련 및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할 예정이다. 정근우(한화)는 골든글러브 시상식(10일)을 마치고 13일부터 하와이에서 SK 시절 팀 선배 이호준(NC)과 개인 캠프를 차린다. 해외에서 치르는 개인훈련은 선수 본인이 전액을 부담한다. 구단은 트레이너를 동행시키거나 숙소 예약 등을 협조해 준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편의를 봐주는 정도로 지원을 해준다. 그러나 훈련비의 절반 정도를 지원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웨이트를 선택하지만, 다른 종목으로 개인 훈련을 하는 이들도 있다. 롯데 황재균은 이번 겨울 배드민턴 동호회에 나가고 있다. "아버지의 추천으로 하게 됐다"고 밝힌 황재균은 "운동량이 엄청나더라. 점프 스매싱을 하는데, 생각만큼 몸이 뜨질 않아 당황했다. 순발력을 늘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필라테스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 박한이 역시 류중일 감독의 권유로 배드민턴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 감량을 위해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시즌 동안 살이 찌고, 비시즌에 빠지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 시즌 중에는 체력유지를 하기 위해서 많이 먹는데, 이로 인해 체중 증가가 불가피하다. 롯데 손아섭과 최준석은 올 겨울 체중감량을 목표로 두고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손아섭은 "불어난 체중을 빼면서 근력 운동도 같이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전까지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