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사상 초대형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감독들이 만족할 만 한 '윈(Win)-윈' 트레이드였다.
고양 오리온스와 부산 KT는 18일 "상호간에 4대4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스는 대표 가드 전태풍을 비롯해 랜스 골번, 김승원, 김종범을 KT로 보냈다. 대신 KT는 평균 득점 4위에 올라있는 앤서니 리처드슨을 비롯해 김도수, 장재석, 임종일을 오리온스로 보냈다.
이번 트레이드는 주력 자원이 대거 포함돼 어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전태풍, 리처드슨은 오리온스, KT를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또 김승원, 장재석은 양 팀의 미래로 평가받던 선수였다. 김도수는 KT에서만 일곱 시즌을 뛴 대표적인 'KT맨'이었고, 김종범은 추일승 감독이 아껴했던 식스맨 자원이었다.
그러나 분위기 쇄신을 꾀한 양 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이형진 오리온스 부단장은 18일 전화통화에서 "팀 공격력 강화와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과정에서 감독의 요청이 있었고, 내부 검토 끝에 트레이드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권도 KT 단장도 "김도수, 장재석을 내준 것은 뼈아프지만 한층 더 좋은 농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양 팀 감독들도 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만족하는 모습들이었다. 전창진 KT 감독은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온 것은 딱 이틀 됐다. 오리온스 측에서 먼저 요청이 왔고, 전력 강화가 필요했던 우리 입장에서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진행했다"면서 "각 필요한 포지션에 맞는 선수들을 트레이드해 만족할 만 했다"고 말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도 "외국인 선수 강화가 필요했고, 여러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져 KT와 트레이드한 것이다. 단순히 전력 보강 차원에서 한 것일뿐 다른 트레이드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전 감독은 전태풍의 영입으로 팀 간판 조성민과의 유기적인 공격 농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 감독은 "전태풍의 공격 옵션이 많다보니까 성민이가 더 살아날 것으로 본다. 또 김승원은 즉시 전력감이고, 김종범도 능력있는 선수"라면서 "앤서니 리처드슨에 의존했던 농구에서 벗어나 보다 더 다양한 옵션으로 빠른 농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추 감독은 앤서니 리처드슨의 보강으로 외국인 선수의 무게감을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추 감독은 "리처드슨은 당장 경기력에 보탬이 될 선수다. 재석이와 종일이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다. 새로 영입을 한 선수들을 잘 활용해서 중상위권으로 도약하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리온스는 24일 KGC인삼공사전, KT는 25일 LG전에서 새 선수들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