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높아지는 소형 주택의 인기에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독특하게 활용하는 일명 ‘앨리스 가전’이 각광받고 있다.
‘앨리스 가전’이란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이 겪는 환상에서 비롯돼 상대적으로 집안을 넓어 보이게 만드는 가전을 뜻하는 신조어. 급증하는 1인 가구와 경기침체로 인한 소형 주택 선호 현상에 기존 제품들을 좁아진 공간에 맞게 변형시킨 공간집약적인 가전들이 ‘소형 주택 맞춤형 가전’으로 인식되며 불황 속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 추계’에 따르면 2012년 22.5%의 비율인 4인 가구 비중은 2035년 10% 이하로 감소하고, 1인 가구와 2인 가구가 각각 34%로 보편적인 가구의 형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형가구가 증가하면서 주거공간 또한 소형화되고 가전제품 또한 작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영화관 스크린과 비슷한 새로운 화면 비율로 모니터 두 대의 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 TV기능 지원, 벽걸이 설치까지 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공간절약 능력을 자랑하는 소형 TV가 화제다. LG전자에서 최근 선보인 ‘시네뷰 소형TV’는 21:9(2560 x 1080) 화면비율로, 16:9 풀HD 화면 대비 1.3배, 5:4 화면 대비 2배 많은 정보를 표시해 준다. 소형 TV를 거치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 없이 벽걸이 설치가 가능해, 대형 TV가 차지하는 공간마저 부담스러운 소형 주택에서도 시네뷰의 탁 트인 화면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드럼세탁기 '미니'는 벽걸이형으로 출시돼 공간이 작은 원룸이나 집 안의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설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15㎏ 드럼세탁기의 6분의 1 크기로 세탁시간은 60%, 물 사용량은 80%, 전기료는 86% 줄여 국내에서만 2만 대 넘게 판매됐다.
생활필수가전으로 떠오르는 커피머신 중에서도 사용자의 생활 공간과 인테리어에 맞게 머신의 디자인을 변형할 수 있는 제품이 대표적인 ‘앨리스 가전’으로 주목 받고 있다. 네스프레소에서 출시한 신개념 캡슐커피머신 유(U)는 디자인적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여 언제 어디서든 커피를 뽑아낸다. 머신에 장착된 물 탱크는 180도 회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사용자가 원하는 설치 장소에 따라 자유롭게 머신의 디자인을 변형할 수 있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용도에 따라 별도로 구입해야 되는 주방가전들의 기능을 하나의 제품에 담는 방식으로 공간을 절약한 ‘앨리스 가전’도 있다. LG 디오스 광파오븐은 전자레인지, 오븐, 에어프라이, 구이, 찜, 식품건조, 발효, 슬로우쿡, 토스트 등 9가지 기능에 에어프라이 기능까지 추가돼 공간활용성이 대폭 향상된 복합전기오븐이다. 더불어 쉽고 편리한 NFC 기능 탑재, 고급스런 인테리어 효과를 내는 카림 라시드 디자인 등 주부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특징들을 탑재했다.
거실, 서재, 침실 등 공간의 특성에 따라 벽걸이와 스탠드로 변형할 수 있는 오디오는 사용자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입맛대로 사용하기 편한 ‘맞춤형 앨리스 가전’이다. 야마하의 ISX-B820은 실용적인 디자인을 통해 우수한 공간 활용도는 물론 인테리어적 요소까지 갖춘 도킹오디오다. 미니멀한 스탠드 모양은 좁은 공간에서 유연하게 배치가 가능하며, 액세서리만 있으면 스탠드를 제거한 후 벽에도 설치할 수 있어 공간활용에 효율적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의 급증으로 인해 공간 효율성이 가전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최근에는 제품 소형화 이외에도 공간절약을 위한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어 앞으로도 앨리스 가전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