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은 2013년의 시작을 월드 투어와 함께 했다. 올 초 2012년부터 시작한 '빅뱅 얼라이브 갤럭시투어 더 파이널'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 기간 동안 전 세계 80만여 명의 팬들을 만났다. 리더 지드래곤은 빅뱅 월드투어가 끝나게 무섭게, 솔로 월드 투어를 열고 57만여명의 관객을 만났다.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올 한 해 완전체 빅뱅은 국내 시장을 잠시 비우고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유럽·남미 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그리고 일본에서 뭉친 빅뱅은 6대 돔 투어라는 차원이 다른 스케일의 투어에 나섰다. 11월 16일부터 2014년 1월 13일까지 투어를 돌며 총 77만여명이라는 기록적인 관객을 만날 예정. 이번 공연을 통해 해외인기 텃밭인 일본 시장 단속을 잘 해놓는다는 계획이다. 2014년 본격적인 세계 시장 진출에 앞선 정지작업인 셈. 빅뱅의 본격적인 세계 시장 진출이 시작됐다.
2013년 한 해 동안 완전체 빅뱅을 국내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았다.
▶일본 6대 돔 투어의 의미
빅뱅의 6대 돔 투어는 톱스타가 아니라면 발상부터 불가능한 계획이었다. 이번 투어를 통해 빅뱅은 먼저 현지에서의 뜨거운 인기를 증명한다. 두 번째로 세계 시장 진출에 대한 욕망을 드러냈다. 11월부터 사이타마 세이부 돔, 오사카 쿄세라 돔, 후쿠오카 야후 오크 돔, 나고야 돔, 도쿄 돔, 삿포로 돔, 오사카 쿄세라 돔을 돌며 총 77만여명의 관객을 만난다. 일본에서 그릴 수 있는 그림은 이제 다 그린 셈이다.
특히 12월 19일부터 21일까지 도쿄돔에서 열린 공연은 빅뱅 공연의 종합판이었다. K-POP 가수들의 성지와 같은 도쿄돔에서 3일간 회당 5만5000여명의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 빅뱅은 이날 공연에서 '하루하루' '블루' 등의 한국 히트곡으로 문을 열었다. 2009년 일본 데뷔 싱글 '마이 헤븐'부터 그해 일본 레코드대상 최우수 신인상의 영광을 안긴 히트곡 '가라가라 고'까지 현지인들을 위한 맞춤형 곡들을 선곡했다. 이어 멤버별 개인 무대를 열며 각자의 색깔을 살려 팬들과 호흡했다.
먼저 무대에 오른 승리는 오리콘 데일리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렛츠 토크 어바웃 러브' 수록곡 '보쿠오 미츠메떼'를 부르며 개인무대를 채웠다. 이어 등장한 대성은 오리콘 위클리 앨범차트 2위에 오른 솔로 앨범 '디스커버' 수록곡 '윙스'를 불렀다. 태양은 세계가 주목한 신곡 '링가링가'로 무대를 꽉 채웠고, 래퍼 탑은 '턴 잇 업''둠다다' 등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리더 지드래곤의 무대는 압도적이었다. '크레용''삐딱하게' 등을 부르며 관객들의 심박수를 높였다. 이들은 빅뱅으로 다시 모인 뒤 '판타스틱 베이비' '거짓말' '투나잇'까지 총 30여 곡을 대부분 일본어로 소화하며 3시간에 걸쳐 무대와 관객을 장악했다. 일본 방송에 출연 중인 승리는 재치있는 일본어 멘트로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다. 일본 진출 5년 만에 현지화에 완벽하게 성공한 모습이었다.
현지 공연 관계자는 빅뱅의 인기를 묻는 질문에 "해외 가수 중, 6대 돔 투어를 전석 매진 시킬수 있는 건 몇 팀 뿐이다. 그중에서도 빅뱅은 특별한 취급을 받는다. K-POP 아티스트인 동시에 세계 수준의 음악을 들려준다. 그건 대부분의 일본 가수, 한국 가수들에게서 찾기 힘든 모습"이라고 전했다.
▶빅뱅의 세계 시장 노크, 그 성공 가능성은
빅뱅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눈은 아시아를 넘어 더 넓은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빅뱅은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뒤 아시아 시장을 제패하고, 음악성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진출을 위한 엘리트 코스를 밟은 셈이다. 이미 여러 차례 빅뱅의 음악성을 칭찬하는 해외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한국에서 할리우드 스타를 보도하듯, 외국에서도 빅뱅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하는 상황이다.
미국 매거진 콤플렉스는 지드래곤의 '늴리리야'를 '2013년 노래 50(The Best Songs of 2013)'에 포함시켰다. 콤플렉스 측은 지드래곤을 '한국 팝의 슈퍼스타다. 미국에 진출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소개했다. 앞서 빌보드는 지드래곤의 2집을 듣고 '케이팝스타가 서양에서 활동하는 팝 스타들과 대등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국내 가수 최초로 빌보드가 선정한 연간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드래곤은 빌보드가 발표한 '2013 이어 엔드 차트'(YEAR END CHART) 중 월드 앨범 아티스트 연간 차트 9위에 올랐다. 국내 가수가 빌보드 '연간차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드 보컬 태양에 대한 주목도도 높다. 최근 발표한 싱글 '링가링가'로 미국 유력 기획사로 부터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YG엔터테인먼트 또한 빅뱅의 성공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싸이가 미국 진출의 물꼬를 튼 뒤 미국 시장 관계자들과 꾸준히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했다.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미국 시장 관계자들과의 유대가 약해, 실패했던 세븐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아이돌 그룹이 나온다면 빅뱅일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음악 중 미국 시장과 가장 근접하다고 평가를 받는 것도 빅뱅의 노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야 당연히 있겠지만, 차근차근 잘 준비해온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