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1부리그) 울산 현대가 2014 시즌을 위해 K리그 챌린지(2부리그) 고양 Hi FC 공격수 알미르(28)를 영입했다. 알미르 영입 배경에는 K리그 전체를 살리기 위한 원대한 이유가 있었다.
알미르는 2013 시즌 고양 Hi FC에서 18경기에 출전해 6골 3도움을 올렸다. 알미르가 대단한 이유는 후반기만 뛰고도 공격포인트를 10개 가까이 올렸다는 것이다. 알미르는 지난 7월 여름 이적 시장에서 고양 유니폼을 입었다.
그가 출전하자마자 고양은 환골탈태했다. 고양은 지난 7월 경찰축구단(경찰청)과 K리그 챌린지 최다 점수차인 0-8로 대패하며 약체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알미르 영입 이후 6연승을 질주했다. 당시 알미르는 3골·3도움을 기록하며 고양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알미르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지난 2008년 경남 FC에서 잠시 뛰었다.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한국을 떠났고, 매 시즌마다 브라질 지역 리그를 전전했다. 그 때 이영무 고양 감독이 알미르를 영입했고 대성공을 거뒀다.
알미르에게 일찌감치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건 이 감독 뿐만이 아니었다. 올해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을 맡고 있던 조민국 현 울산 감독은 틈틈이 챌린지를 챙겨보며 알미르를 찜했다. 그리고 울산 감독으로 선임되자마자 알미르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조병준 선수지원팀장은 "조 감독님이 알미르가 비록 챌린지 선수지만 클래식에서도 충분히 통할만큼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사실 울산 구단 입장에서는 해외리그에서 뛰는 좀 더 유명한 공격수를 데려오고 싶었다. 이번 시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울산은 다음 시즌 우승을 목표로 김신욱만한 공격수를 찾고 있었다. 조 팀장은 "현재 클래식과 챌린지의 수준은 사실상 실력차가 크다. 알미르가 비록 챌린지에서 잘했더라고 클래식에서 통할지는 걱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조 감독이 알미르를 거듭 추천했다. 조 감독은 단순히 울산 공격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서 K리그 전체를 위해 알미르 영입을 추진했다. 만약 알미르가 클래식에서 성공한다면 다른 클래식 팀들이 챌린지 선수를 영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굳이 해외에서 비싼 값을 들여 선수를 데려오지 않아도 된다. 클래식에 가기 위해 챌린지 선수들의 실력 향상을 위한 노력도 커질 수 있다.
조 팀장은 "알미르가 다음 시즌에 활약한다면 챌린지 선수들이 클래식으로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서 관심이 떨어지는 챌린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것이다"며 "알미르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