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43) 골키퍼(GK) 코치와 정성룡(28·수원)·김승규(23·울산) 등 축구대표팀 골키퍼 군단의 끈끈한 의리가 확인됐다. 이들이 '새신랑 GK' 이범영(24·부산)을 위해 따뜻한 결혼 축하 이벤트를 준비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범영은 28일 결혼식을 했다. 그런데 다음날인 29일 홍명보자선축구경기에 나왔다. 이범영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이 행사에 참가 중이다. 홍명보장학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범영이 청첩장을 전하며 '올해도 출전선수 명단에 꼭 이름을 올려달라. 허니문을 미뤄도 좋다'며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범영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김봉수 코치는 정성룡·김승규 등 대표팀 제자들과 머리를 맞대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골 세리머니로 웨딩마치를 재연해 이범영의 '품절남' 합류를 축하한다는 구상이었다. 김 코치가 신랑, 김승규가 신부 역할을 맡고 정성룡이 신부 들러리로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세리머니는 불발됐다. 자선경기를 벌인 사랑팀과 희망팀이 막판까지 시소게임을 이어간 탓에 세리머니를 할 타이밍을 놓쳤다. 뒤늦게 자초지종을 전해 들은 이범영은 "세리머니를 선물받은 것으로 여기고 예쁜 신부와 잘 살겠다"고 화답했다.
김봉수 코치는 "이번 이벤트를 준비하며 골키퍼들 간의 의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지만 (정)성룡이와 (김)승규, (이)범영이 세 사람이 서로 의지하며 똘똘 뭉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