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도 K리그에는 그라운드를 누비는 베테랑 축구선수들이 있다. 이동국(35·전북)·김남일(37)·설기현(35·이상 인천)·김병지(44·전남)·최은성(43·전북) 등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유례 없는 K리그 인건비 감축 '한파'가 이들을 위협하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고액 연봉자인 이들을 정리하는 게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베테랑들은 매 경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갑절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절박한 필드 플레이어들
'라이언킹' 이동국은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브라질월드컵이 열리는 올해, 이동국은 월드컵 한을 풀겠다는 꿈을 간직한 채 시즌에 돌입한다. 전북은 3년 연속 브라질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오는 8일 브라질로 향하는 이동국의 각오는 남다르다. 이동국은 지난해 10월 연봉 삭감을 받아들이고 2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K리그 최고 수준이던 15억원에서 12억원 가량으로 낮췄다. 선수의 자존심인 연봉을 깎으면서까지 전북에 남은 이유는 분명하다. 이동국은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관왕을 이끄는 동시에 대표팀 조커로 합류한다는 목표다.
미드필더 김남일과 설기현은 사정이 좋지 않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2년 계약이 만료된 두 선수는 자유계약선수(FA)로 공시됐다. 지난해 말까지였던 원소속구단 인천과 협상이 결렬돼 둘은 2월28일까지 원소속구단을 포함한 전체 구단과 교섭할 수 있다. 인천 관계자는 "두 선수와 재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허리띠를 졸라매야할 상황이라 금액을 조율 중이다. 전지훈련지에서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인천은 오는 13일 괌으로 전훈을 떠난다.
40대 골키퍼의 힘
골키퍼는 40대 선수들이 여전히 선방하고 있다. 김병지는 641경기, 최은성은 529경기에 출전했다. 김병지는 출전할 때마다 현역 최고령 출전, 최다경기 출전 기록을 새로 써나가는 중이다. 김병지는 전남과 계약이 만료되는 2015년을 선수 생활의 마지막 해로 보고 있다. 2009년부터 골키퍼 지도자 자격증에 도전한 김병지는 지난달 파주 NFC(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필드 플레이어 B급 지도자 과정을 이수했다.
2012년 초 대전에서 방출돼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았던 최은성은 매년 계약을 연장하고 있다. 올해도 재계약이 확실시된다. 전북 관계자는 "최은성과 재계약은 거의 성사 단계다.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은 최은성을 플레잉코치로 전환하는 방침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