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2014시즌 체력테스트를 하지 않기로 했다.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 전지훈련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졌던 시험이 없어졌다.
LG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4시즌 신년 하례식을 열었다. 올 시즌 새내기와 군 전역자, 신임 코치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과 남상건 신임 대표이사 백순길 단장 등 구단 직원이 자리했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행사가 끝난 뒤 선수단 앞에서 체력테스트 미실시를 발표했다. 그는 "8㎞를 40분 이내 달리는 것으로 준비했는데 감독님께서 고치 마무리 캠프와 사이판 재활캠프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열심히 잘 해주고 있다고 판단해 없는 걸로 하겠다고 하셨다"며 "대신 자신을 되돌아보고 올 시즌 계획을 세우는 차원에서 스스로 8㎞를 뛰어보기 바란다. 신뢰가 무너지지 않도록 스스로 준비를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LG는 김 감독이 부임한 2012시즌부터 체력테스트를 했다. 첫해는 윗몸일으키기, 50m 달리기, 4㎞ 달리기를 했고 지난해에는 4㎞ 달리기로 종목을 단일화했다. 김 감독은 기준에 미달한 선수는 과감하게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투수 우규민, 이동현은 2년 연속 체력테스트에서 떨어져 경남 진주에서 훈련해야 했다.
김기태 감독은 체력테스트를 안 하는 이유를 자율 훈련 문화 정착에서 찾았다. 그는 "작년까지는 훈련이 잘 안 된 것 같아 확인 차원에서 했지만 이제는 다들 잘하고 있다. 굳이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고 선수들의 자세와 성과에 만족해 했다. 이어 "훈련은 스스로가 느껴서 해야 한다. 다들 긴장감을 갖고 있어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LG 선수들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자발적으로 잠실구장에 나와 훈련했다. 류택현과 이병규(등번호 9) 이진영등 베테랑부터 솔선하자 훈련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과거처럼 비시즌에 살이 많이 찌거나 체력이 떨어진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2014시즌 우승을 위해 선수단 전체가 한마음이 됐다.
체력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짰던 스프링캠프 명단 47명은 코칭스태프 회의를 거쳐 확정됐다. 김선우, 신승현, 임재철 등 이적생과 군 전역자 박경수와 윤지웅이 포함됐다. 신인 중엔 투수 임지섭과 외야수 배병옥이 애리조나로 간다.